[기자수첩] 소상공인에게 더욱 냉혹한 겨울
[기자수첩] 소상공인에게 더욱 냉혹한 겨울
  • 윤경진 기자
  • 승인 2021.12.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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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은 한파만 가득하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으로 잠깐 활기가 돌았지만 오미크론 변이 등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다시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소상공인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졌다.

소상공인들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 휴일 없이 영업하지만 유지 자체가 힘겹다고 호소한다. 매출 상승은 기대도 안 하는 분위기다.

다니던 회사를 퇴직하고 음식점을 시작한 한 자영업자는 그나마 휴일에 쉴 수 있던 직장인 시절이 그립다는 반응이다. 기업들의 희망퇴직 연령대가 낮아지고 평균기대수명은 늘어나면서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소상공인의 길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소상공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에도 소상공인 사업체 수는 290만2000개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다. 하지만 종사자 수는 557만3000명으로 87만1000명(13.5%)이나 줄었다. 해당 통계를 보유한 2018년 이후 종사자 수는 가장 작다.

시장 상황 악화에도 창업을 선택한 소상공인 사업체는 증가했지만 제대로 된 매출을 기대할 수 없어 고용 인력을 줄이는 등 비용을 아끼는 방식으로 영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해 소상공인 사업체당 매출액은 2억2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5%(1100만원)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1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3.1%(1400만원) 줄어 반 토막 났다. 월별로 따지면 160만원 남짓이다.

소상공인이 보유한 총부채도 294조4000억원으로 47조7000억원이 늘었다. 증가율은 19.3%에 달한다. 사업체의 부채 보유 비율은 60.0%로 자산보다 부채가 더 많다.

코로나19 여파만 탓하기에는 통계로 보는 소상공인 업황은 더욱 나쁘다. 소상공인은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단단한 뿌리 역할을 한다. 소상공인 사업체가 성장해 중견기업으로 커지면 막대한 고용도 창출하게 되는 경제의 씨앗 같은 존재다.

그러나 같은 구조로는 코로나19가 해소된다 해도 소상공인의 성장을 바라기 어렵다. 오히려 코로나19 이후 긍정적인 변화가 없다면 더욱 좌절할 수 있다. 코로나19 피해에 대한 단편적 지원이 아닌 보다 근본적인 소상공인 성장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한 이유다.

you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