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25%, 마지노선 환율 무너져”
“수출기업 25%, 마지노선 환율 무너져”
  • 문경림기자
  • 승인 2009.10.18 16: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100원선 이하 일땐 80%이상 수출 채산성 악화”
상의 ‘환율하락에 따른 기업 애로조사’


국내 수출기업 4곳 중 1곳은 ‘마지노선 환율’이 이미 무너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기업 채산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는 게 대한상공회의소의 주장이다.

1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수출제조기업 6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기업 애로조사’에 따르면 조사기업 중 24.2%는 수출 마지노선 환율이 이미 무너진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들은 수출마진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환율수준으로 ‘1190 원 이상’(16.2%), ‘1160~1190 원 미만’(8.0%), ‘1130 원~1160 원 미만’(21.4%), ‘1100 원~1130 원 미만’(37.2%), ‘1100 원 미만’(17.2%)을 각각 응답했다.

이는 최근의 환율수준(지난 15일 현재 1155 원)을 감안할 때, 기업 24.2%는 수출 마지노선 환율이 이미 무너진 상태임을 의미한다.

대한상의는 “향후 환율이 계속 떨어져 1100 원이 무너질 경우 기업 80% 이상이 수출을 통해 마진을 내는 것이 불가능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내 환율이 1100 원으로 떨어질 경우 가격전가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기업 3곳 중 2곳이 가격전가 여지가 “전혀 없다”고 답했다.

전가란, 수출가격을 높일 수 있는 여지를 말한다.

현재 환율 하락 속도에도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질문에 기업 83%는 “빠른 편이다”라고 답했다.

“지나치게 빠르다”는 응답도 8.8%에 달했다.

설문에 응답한 국내 100대 기업(응답기업 31개사)은 환율 10 원 하락 시 연평균 매출액이 기업 당 371억 원 감소한다고 밝혔다.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 영향은 업종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계’(87.0%), ‘섬유·의류’(85.7%), ‘IT·반도체’(83.9%), ‘전기·전자’(77.3%) 등의 경우 “수출에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업종 평균치(69.2%)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입원자재가 하락에 따른 비용절감 요인이 있는 ‘음식료’(45.7%), ‘정유·석유화학’(52.3%), ‘철강·금속’(60.4%)은 수출에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평균치를 밑돌았다.

‘자동차’(63.3%)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것은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 엔화 강세에 따른 반사이익이 원달러 환율하락에 따른 피해 정도를 상쇄시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수출증대를 위해 정부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는 ‘환율 급변동 방지’(60.8%)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수출금융 지원강화’(15.2%), ‘해외정보 제공 및 마케팅 지원’(14.8%), ‘기업 환위험관리 지원’(9.2%) 등이 뒤를 이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수출업계에서는 가파른 환율 하락세로 인해 채산성 및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며 “정부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환율을 안정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