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10대뉴스 속 '배신의 눈물'
[기자수첩] 10대뉴스 속 '배신의 눈물'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1.12.28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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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일보가 2021년 산업분야 10대 뉴스를 선정해 27일 게시했다. ‘미소와 눈물로 갈렸다’라는 제목을 달았다. 코로나19와 손을 잡은 기업은 웃음을, 코로나19를 이용만 하려던 자는 심판을 받았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담았다.

기업들은 코로나19를 극복하려던 지난해와는 달랐다. 올해는 코로나19를 일상 업무 속에 함께 넣어 경영을 이끄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는 사상 최대실적과 최대수출이란 타이틀을 달게 해줬다.

하지만 신아일보가 뽑은 10대 뉴스의 양면적인 제목처럼 ‘눈물’은 그 앞을 가로 막았다. 10대 뉴스 중 눈물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은 절반에 해당됐다.

여기서 눈물은 슬픔의 눈물이 아닌 배신의 눈물로 표현했다. 신아일보가 뽑은 배신의 눈물 기사는 △유업계 잔혹사 △젠더혐오 △게임 수익모델 △요소수 대란 △산업계 빅딜 연기 등이다.

기업들이 코로나19에 적응하자 다시 예전과 같은 악행(?)을 일삼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유업계가 대표적이다. 남양유업 ‘불가리스 사태’는 국민 전체를 우롱하는 질이 매우 나쁜 충격적 사건이었다. 서울우유 ‘젖소 광고’ 사태는 국제적 망신까지 당했다. 이에 더해 눈길을 끌기 위한 유통업계 마케팅은 ‘젠더 혐오’ 논란으로 불거져 국민 수준을 기준 이하로 무시한 행태로 지적됐다.

이들 기업은 코로나19 이전에도 몇 차례 도적적인 부분으로 지적 받았다.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 밀어내기 갑질사건’으로, 서울우유는 2003년 ‘누드 퍼포먼스’ 행사로 사회파장을 일으켰다. 코로나19라는 위기로 기업들이 달려졌다고 했지만 이들 기업은 10년 전과도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코로나19 수혜를 입은 게임 업계도 마찬가지였다. 호황을 누리던 게임사들은 마치 지금이 기회라는 듯 예전과 마찬가지로 과금 위주 게임에 전력투구 했다. 개발에 투입해야 할 R&D(연구개발)보다 과금을 위한 R&D에 더 많은 신경을 썼고 결국 화가 난 게이머들은 대표적인 게임사 엔씨소프트를 응징했다. 그나마 게임사들은 이후 돈 버는 게임 ‘P2E’(Play to Earn) 모델을 창출, 변화의 시작은 알렸다.

또 신아일보 10대 뉴스에는 들지 못했지만 KT 통신대란도 배신의 눈물로 손꼽을 수 있다. 코로나19로 IT통신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안일한 대응이 만든 통신 참사였다. 업무상 오류인 인재였다. KT는 3년 전에도 인재로 서울 아현동 통신구 화재사고를 겪었다. 당시 만들었던 시나리오는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오히려 더 큰 사고를 불러냈다.

아쉽게도 신아일보 10대 뉴스엔 코로나19 속 긍정평가 보다는 기업에 당한 배신에 더 많은 기사양이 배정됐다. 산업 분야에서 촉발된 사태가 전국을 공포로 물들인 이슈만 모아도 5가지가 넘기 때문이다.

2021년은 이제 몇일 남지 않았다. 기업들은 그나마 ‘세대교체’란 키워드를 내세우며 다시 한번 변화를 예고했다. 위기에도 낡은 경영을 해왔던 기업들에게 꼭 필요한 ‘변화’다. 내년 이 시기에는 신아일보가 배신의 눈물이 아닌 ‘감동의 눈물’로 한해를 정리하길 기대해 보겠다.

kja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