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선임…그룹 완전 '장악'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선임…그룹 완전 '장악'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12.22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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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조양래 명예회장에…형 조현식 고문으로 밀려
형제갈등서 차남 '완승'…조 회장 중심 임원인사 잰걸음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사진=한국앤컴퍼니그룹]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사진=한국앤컴퍼니그룹]

조양래 회장 차남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이 그룹을 완전히 장악하게 됐다. 아버지 조양래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또 조현범 회장 형 조현식 부회장은 장남이면서도 동생에게 밀려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됐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22일 ‘2022 임원인사’를 통해 조현범 사장을 그룹 회장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조 신임 회장은 1998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마케팅본부장, 경영기획본부장, 한국타이어 최고경영자(CEO) 등을 역임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조 신임 회장은 한국타이어가(家) 형제간 경영권 다툼에서 사실상 완승하게 됐다.

한국타이어 오너가 분쟁은 지난해 6월 조 명예회장이 조 신임 회장에게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모두 넘기며 시작됐다. 형제간 갈등은 조 고문이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이며 격화됐다.

당시 주총에서는 지주사와 핵심 계열사에 각각 조 신임 회장과 조 고문이 제안한 후보가 선임돼 분쟁을 이어갔다.

이후 올해 4월 당시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부회장직만 맡기로 했다. 이는 그가 제안한 후보가 사외이사로 선임되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행보였다. 조 고문은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직도 내려놓으면서 그룹 내 영향력을 대부분 잃게 됐다.

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남았다.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지난해 7월 제기한 조 명예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심판 청구가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조 이사장의 심판 청구는 조 명예회장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조 신임 회장에게 자발적 의사로 지분을 넘긴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다만 조현범 체제가 본격화돼 법원의 성년후견 청구 결정이 경영 리스크로 크게 작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이번 조 신임 회장 취임으로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한 투자에 나선다.

조 신임 회장은 중국 중경, 헝가리, 미국 등 해외 공장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주도하며 글로벌 생산기지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한국타이어의 글로벌 공장은 8곳이다.

또 그는 지난 2014년 한국타이어의 대대적인 기업 이미지 로고(CI) 리뉴얼을 주도했다. 조 신임 회장은 이를 활용한 글로벌 홍보를 전개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기틀을 마련하고 글로벌 프리미엄 완성차에 신차용 타이어(OE) 공급을 성사시키는 등 성과를 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이날 조현범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할 임원 승진 인사도 함께 발표했다. 승진 인사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부사장 3명, 전무 3명, 상무 4명, 상무보 10명이다.

부사장급 인사에서는 구본희·이상훈·정성호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연구개발혁신총괄을 맡은 구본희 부사장은 미래 타이어 기술력 선도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상훈 부사장은 현재 구주본부장으로 근무하며 회사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구주지역에서 초고성능 타이어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 안전생산기술본부장을 맡은 정성호 부사장은 전 세계 소비자에게 최상의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제조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