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은의 SWOT⑧] 충성도 '갑' 스타벅스, 혁신 시험대
[박성은의 SWOT⑧] 충성도 '갑' 스타벅스, 혁신 시험대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12.20 05: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용진 가교 1999년 한국 진출 후 압도적 1등, 올해 매출 2조 돌파 확실
창사 이래 첫 시위 '흔들', 커피값 인상 '만지작'…신세계 편입 시너지 기대
서울의 한 스타벅스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서울의 한 스타벅스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스타벅스)는 매출액·브랜드 경쟁력 등에서 국내 톱티어(Top-tier) 커피전문점으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식 아메리카노 문화를 빠르게 안착시키면서도 프리미엄 이미지와 공간에 집중한 전략이 통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별다방’이란 애칭까지 얻었다. 

최근엔 신세계그룹 가족사로 편입되면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았다. 하지만 창사 이래 첫 시위에 따른 이미지 타격, 치솟은 원두값 등 잠재적인 리스크도 안고 있다. 스타벅스가 어떤 혁신으로 1등 입지를 더욱 굳힐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   

◇강점: 코로나19에도 늘어나는 ‘스벅 회원’…800만명↑

스타벅스는 1999년 당시 서울 강북상권 소비 트렌드를 주도했던 이대 거리에 1호점을 내며 한국 카페시장에 진출 후 현재는 명실상부 국내 1등 커피전문점으로 자리를 잡았다.

초창기엔 ‘밥값보다 비싼 커피’로 비난을 받고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2030 여성을 ‘된장녀’라고 비하하며 대중의 거부감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수준 높은 고객 응대와 선제적인 메뉴 개발, 공격적인 굿즈(Goods) 프로모션 등이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으면서 어느새 국내 카페 트렌드를 주도하는 1인자가 됐다. 

특히 과한 친절이나 무관심이 아닌 적당한 물리적·심리적 거리 안에서 고객을 친절히 응대하는 스타벅스의 ‘톤 앤 매너(Tone and Manner, 일정한 방향 내 어조와 태도, 소통)’는 국내 카페업계의 표준으로 삼을 정도다. 

또 전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표준화된 고객 응대는 물론 메뉴 출시와 프로모션 등에서 가맹점 중심의 타 브랜드보다 훨씬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스타벅스는 2005년 100호점에 이어 2012년 500호점, 2016년 1000호점을 연이어 돌파했다.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장 수는 1611개로 꾸준히 불려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7273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229억원)보다 21.3% 증가하면서 올해 커피전문점 처음으로 연매출 2조원 시대를 열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영업이익도 1818억원으로 이미 전년 수치(1644억원)를 넘어섰다. 연매출 2조, 영업익 2000억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매출액, 매장 수 현황. [그래프=박성은 기자]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매출액, 매장 수 현황. [그래프=박성은 기자]
스타벅스 리워드. [사진=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스타벅스 리워드. [사진=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스타벅스의 이 같은 성장은 확고한 충성고객층에 있다. 이를 가늠할 수 있는 자체 멤버십인 ‘스타벅스 리워드’를 살펴보면 올 10월 기준 800만명을 돌파했다. 대한민국 인구(약 5000만명 기준)를 감안할 때 100명당 16명은 스타벅스 회원이다. 10여 년 전인 2011년 9월 첫 선을 보인 스타벅스 리워드는 출시 33개월 만인 2014년 5월 처음으로 100만명이란 충성고객을 만들었다. 이후 흔들림 없는 성장으로 약 7년 5개월 만에 8배로 늘었다. 

또 업계 처음으로 지난해 10월 현대카드와 손잡고 내놓은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는 반 년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했다. 작년과 올해 근 2년간 코로나19로 카페 매장 전반에 큰 타격을 입었지만 스타벅스는 건재했음을 보여줬다.

◇약점: 브랜드는 고급, 직원 처우는 열악 

스타벅스는 브랜딩을 잘하는 기업으로 알려졌다. 매장 파트너(바리스타 직원)의 고객 응대와 메뉴 선정, 공간 인테리어, MD 등 운영 전반으로 스타벅스 고유의 아이덴티티(정체성)를 잘 지켜오면서 별다방이란 애칭도 생겼다. 스타벅스 로고만으로도 고급화 마케팅이 가능하고 매장이 들어선 건물 몸값은 주변 시세보다 프리미엄이 붙는다. ‘스세권(스타벅스 생활권)’이란 말이 회자될 정도로 브랜드 가치는 높다. 국내선 ‘국민 카페’로 자리 잡으며 프리미엄으로도 대중화가 가능한 몇 안 되는 브랜드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 10월 일부 파트너들의 트럭 시위는 견고했던 스타벅스 이미지에 흠집이 나는 계기가 됐다. 일부에선 불매 조짐까지 일었다. 스타벅스 파트너들은 늘어난 매장 수 대비 부족한 인력에 따른 과도한 업무부담,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이틀간 트럭시위를 했다. 노조가 없는 스타벅스 한국법인 매장 직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들은 “5평도 안 되는 직원 휴게 공간, 파트너들은 매일 대걸레 옆에서 밥 먹는다”고 외치며 근무환경의 열악함을 호소했다. 최근엔 류호정 의원이 이를 두고 정부의 스타벅스 근로감독을 촉구하기도 했다. 

많은 소비자들은 스타벅스가 가진 프리미엄 이미지와 달리 근무환경과 직원 처우 수준은 그만큼 미치지 못한다는 인식을 하게 됐다. 특히 카페 주 소비층인 MZ세대는 정의·공정·평등에 민감하며 가치소비(자신이 지향하는 가치 판단을 토대로 소비하는 방식)를 지향한다. 스타벅스엔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치명상을 입게 되는 중요한 사건이 됐다.  

지난 10월 일부 매장 파트너들의 시위를 촉발한 굿즈 프로모션 '스타벅스 리유저블컵' [사진=박성은 기자]
지난 10월 일부 매장 파트너들의 시위를 촉발한 굿즈 프로모션 '스타벅스 리유저블컵' [사진=박성은 기자]
스타벅스 매장 일부 파트너들은 지난 10월 트럭시위를 전개하며 근무환경의 열악함을 호소했다. [사진=연합뉴스]
스타벅스 매장 일부 파트너들은 지난 10월 트럭시위를 전개하며 근무환경의 열악함을 호소했다. [사진=연합뉴스]

송호섭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대표는 부랴부랴 매장 직원들에게 사과 메일을 보내고 1600명 채용 확대와 휴게 공간 리뉴얼 등 근무환경 개선을 약속했다. 시급도 파트너와 슈퍼바이저 모두 1만원대로 인상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현재 전체 매장의 35% 정도인 360여개 매장에 파트너 휴게공간을 리뉴얼했고 내년까지 지속한다”며 “1600명 채용을 위한 상시 면접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회: “Z세대 잡자” 메타버스까지 출점

한국 스타벅스는 미국 스타벅스 인터내셔널 본사와 신세계그룹 계열의 이마트가 각각 50%씩 지분을 가지고 합작법인으로 탄생했다. 특히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미국 브라운대 유학 시절 스타벅스에 큰 인상을 받고 국내 론칭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진출 22년째인 올해 한국 스타벅스는 지분 구조에 큰 변화를 맞이했다. 이마트가 지난 7월 미국 본사가 보유한 지분 50% 중 17.5%를 추가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남은 지분 32.5%는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 투자청(GIC)이 인수했다. 

합작법인에서 신세계 가족사로 편입된 스타벅스는 정용진 부회장이 줄곧 강조한 ‘신세계 유니버스’ 구현에 핵심이 될 전망이다. 신세계 유니버스는 ‘모든 길은 신세계로 통한다’는 경영비전 아래 소비자들이 신세계라는 울타리(Lock-in)에서 먹고 놀고 쉬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단 의미다. 

프리미엄과 대중화 모두 가능하고 멤버십 고객만 800만명이 넘는 스타벅스의 브랜드 경쟁력은 그룹 계열의 이마트·신세계백화점·SSG닷컴 등 유통채널을 비롯해 야구단(SSG랜더스)과 호텔 등 사업 전반에 마케팅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신세계는 이미 스타벅스를 앞세워 SSG랜더스와의 ‘랜더스벅’ 유니폼, 레스케이프를 비롯한 호텔 객실 패키지, SSG닷컴 전용 브랜드관과 굿즈 운영 등 협업을 진행하며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다. 

스타벅스와 신세계 프로야구단 'SSG랜더스' 간의 스페셜 유니폼 컬래버레이션. [사진=형지엘리트]
스타벅스와 신세계 프로야구단 'SSG랜더스' 간의 스페셜 유니폼 컬래버레이션. [사진=형지엘리트]
스타벅스는 최근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가상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스타벅스는 최근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가상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스타벅스는 지난 8월 ‘네이버’와의 업무협력 협약을 계기로 디지털 혁신에도 힘을 주고 있다. 국내 커피전문점과 포털 1위와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가운데 스타벅스는 IT 기술 협업으로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 강화와 메타버스 플랫폼 콘텐츠 확장 등 강력한 시너지를 내겠단 의지다. 송호섭 대표는 “미래혁신 기술을 접목해 온·오프라인에서 차별화된 스타벅스 경험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스타벅스는 이후 이달 17일부터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겨울 맵인 ‘산타광장’에 한 달간 가상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메타버스에 친숙한 1020 Z세대로 소비층을 확장하기 위함이다. 

◇위협: 치솟는 원두값, 스세권 침투 중저가 커피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물류대란과 이상기후 등 여러 요인으로 커피원두가격이 치솟고 있는 점은 스타벅스에게 큰 부담이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의 국제원두가격 기준인 커피C 선물가격은 1년 새 두 배가량 급등했다. 스타벅스 미국 본사는 지난달 가격인상을 예고했다. 

더욱이 10월부턴 국내 주요 유업체들이 우윳값을 올리면서 스타벅스의 가격인상 압박은 더욱 커진 모양새다. 라떼류를 비롯한 다수의 커피 메뉴에 우유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브랜드 카페들은 업계 1등인 스타벅스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 2014년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355㎖) 가격을 3900원에서 4100원으로 200원 올린 후 7년가량 가격을 동결했다. 일각에선 스타벅스가 이르면 내달 에스프레소 기반 음료와 일부 베이커리 가격을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사옥. [사진=박성은 기자]
서울 중구에 위치한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사옥. [사진=박성은 기자]

커피 맛보다 가격·공간 등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우선하는 국내 커피업계 특성을 고려할 때 중저가 커피 브랜드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스타벅스가 브랜딩에선 ‘넘사벽(넘을 수 없는 벽)’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지만 최근 들어 엄청난 출점능력을 보이는 ‘메가커피’와 같은 신흥 브랜드들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메가커피는 대중화된 품질의 1000원대 아메리카노, 평균 20~30석의 넉넉한 좌석 등을 앞세워 출점 약 6년 만에 1600호점을 돌파했다. 초창기엔 1세대 가성비 카페 브랜드인 ‘이디야커피’ 인근에, 현재는 스타벅스 중심의 스세권에 공격적인 출점을 하고 있단 얘기가 들릴 정도다.    

parkse@shina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