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사단] 정몽구 부회장단 해체…'정의선 시대' 세대교체
[현대차사단] 정몽구 부회장단 해체…'정의선 시대' 세대교체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12.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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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철 부회장 퇴진…마지막 가신 물러나
연말 인사서 40대 젊은 임원 대거 승진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사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사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은 정몽구 명예회장 곁을 지킨 부회장단이 사실상 해체돼 세대교체를 이뤘다. 앞으로 정의선 회장 직할 체제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윤여철 현대차 노무 총괄 부회장은 지난 17일 발표된 ‘2021년 하반기 임원 인사’를 통해 고문으로 물러났다.

윤 전 부회장은 지난 1979년 현대차에 입사한 그룹 내 대표적 노사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최근 2년간 현대차 무분규 노사협상을 이끌어내는 등 그동안 노사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타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윤 전 부회장의 이번 퇴진으로 정 명예회장의 측근들은 대부분 물러나게 됐다. 앞서 지난해 정 회장 취임 직후 단행된 인사에서는 정몽구 명예회장 측근이었던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났다.

이번 인사로 정 명예회장의 곁을 지킨 부회장단은 사실상 해체됐다. 현재 부회장단에는 정 회장의 매형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만 남았다.

세대교체는 사장단에서도 이뤄졌다.

이번 인사에서 윤 부회장과 함께 고문으로 선임된 이원희·이광국·하언태 사장은 모두 정 명예회장 곁에서 사업을 이끌었다. 이번 인사로 일선에서 물러나 각각 담당 분야 어드바이저 역할을 맡게 된 디자인 경영 담당 피터 슈라이어 사장과 연구·개발본부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도 정 명예회장과 호흡을 맞췄다.

윤여철 전 현대자동차 부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윤여철 전 현대자동차 부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 명예회장의 가신그룹이 물러나면서 정의선 체제는 더욱 공고해졌다. 특히 정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40대 젊은 임원들을 대거 승진시켜 차세대 리더 육성에 나섰다.

이번 인사에서 신규 임원 규모는 현대차 66명, 기아 21명, 현대모비스 17명, 현대건설 15명, 현대엔지니어링 15명 등 총 203명으로 사상 최대다. 신규 임원 승진자 3명 중 1명은 40대며 이들 중 연구·개발(R&D) 부문 신규 임원 승진자 비율은 37%에 이른다.

이번 인사의 또 다른 특징은 인포테인먼트, 정보통신기술(ICT), 자율주행 등 신사업 분야다.

신사업 분야를 이끌 대표적 인사는 이번에 부사장으로 승진한 추교웅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전자개발센터장과 김흥수 미래성장기획실장·EV사업부장, 임태원 현대차 기초선행연구소장·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 등이다.

1974년생인 추 신임 부사장은 통합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전환이란 현대차 목표 달성을 위해 신규 플랫폼, 통합제어기 개발 등 미래 핵심기술 개발을 맡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기계공학 박사 출신인 김흥수 신임 부사장은 미래기술 확보와 신사업 추진역량 내재화를, 수소연료전지 기술 전문가 임태원 신임 부사장은 그룹이 중점 추진 중인 수소 사업을 총괄한다.

현대차그룹은 ICT 역량 고도화를 위해 NHN 최고기술경영자(CTO) 출신 진은숙 신임 부사장을 영입했다.

데이터, 클라우드, IT서비스플랫폼 개발 전문가인 진 부사장은 현대차의 IT, 소프트웨어(SW) 인프라 관련 혁신을 추진한다.

지난 2017년 최연소 임원이 된 자율주행사업부장 장웅준 상무와 인공지능(AI) 싱크탱크 AIRS컴퍼니장 김정희 상무도 각각 전무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에서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현대디자인센터장 이상엽 부사장 피터 슈라이어 사장의 역할을 맡는다.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의 자리는 부본부장을 맡은 박정국 사장이 이어받는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