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김씨는 전날(15일) 자신을 둘러싼 '허위이력 의혹' 등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사과를 한건가? 사과를 하겠다는건가? 알 수 없는 말이었다.
당사자나 선대위에서 부연 설명이 없어 본 기자는 김씨의 이 말을 '당신이 내 사과를 받아준다면, 사과를 한 번 해볼 생각이 있다' 정도로 해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사과면 사과지 사과할 의향이 있다는 것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사과인지 잘 모르겠다. 역대급으로 희한하다"고 했는데, 딱 본 기자의 생각이 그렇다.
문제가 된 '허위 이력' 의혹에 대해 어떤 소명도 없고, 무엇에 대해 왜 사과를 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도 않았다. 당장의 상황을 모면해보기 위해 나온 발언으로밖에 해석이 안 된다.
어찌됐든 사과를 할 의향이 있다고 하니 사과를 기다려보려고 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인 스스로 사과를 하겠다고 얘기했으니 어떤 형식으로 사과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역시 현 상황에선 애매하게 됐다. 이미 사과를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다.
국민의힘 선대위 한 관계자는 이날 윤 후보와 김씨의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사과를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과를 언제 하겠다는건가'라는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어제 사과를 했다. 카메라에 안 담겼을 뿐이지 사과를 한 것이다"고 답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혹시 이렇게 어물쩍 넘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등판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든다.
김씨는 며칠 전 자신의 인터뷰했던 한 기자에게 이날 "지금 상당히 힘들다"라는 심경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그 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우리나라는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어줄 수장을 검증하는 과정에 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대통령을 뽑는거지 대통령 부인을 뽑는 게 아니다"고 했는데, 후보 윤석열과 부인 김건희는 '세트'다. 영부인은 어떤 각료보다 지근에서 대통령을 보좌하기 때문이다.
이에 김씨는 '허위 이력' 의혹에 대해 국민 앞에서 소명해야한다. 윤 후보 역시 진실 규명에 협조해야함이 옳다. 그게 윤 후보가 강조하고, 우리 국민이 원하는 공정과 정의에 부합하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
저작권자 © 신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