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LG, '왕의 남자' 전진배치…배터리 진검승부
삼성·SK·LG, '왕의 남자' 전진배치…배터리 진검승부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1.12.16 13: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LG엔솔, 2인자 권영수 부회장 북미 생산거점 확대 '속도'
SK온, 최재원 부회장 이사회 의장직 유력…투자 본격화
삼성SDI, 미전실 출신 최윤호 사장 내세워 점유율 확보
(왼쪽부터)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최윤호 삼성SDI 신임대표. [사진=각사]
(왼쪽부터)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최윤호 삼성SDI 신임대표. [사진=각사]

삼성·SK·LG는 그룹 내 핵심인물을 배터리 사업에 전진 배치하고 사업 육성에 힘을 쏟는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투자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최근 열린 정기 임원인사에서 각각 구광모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의 복심으로 꼽히는 권영수 부회장과 최윤호 사장을 신임대표로 선임했다. SK온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이사회 합류가 예상된다.

그만큼 각 그룹 내 배터리 사업 위상은 한층 강화됐거나 강화될 것으로 풀이된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LG 배터리 사업을 일군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권 부회장은 GM 대규모 리콜 사태로 주춤했던 사업을 재정비하고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를 두고 중국 CATL과 경쟁이 한창이다.

권 부회장은 내년 1월27일 예정된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았다.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북미 생산거점 확대에 투입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대규모 해외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계약한 물량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 투자재원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권 부회장은 외연 확장과 함께 내실 다지기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SK온은 12월17일 이사회를 열고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이사회 의장직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수석부회장은 최근 단행한 SK그룹 계열사별 임원인사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이런 까닭에 SK그룹 계열사 중 유일하게 임원인사가 발표되지 않은 SK온으로의 복귀 가능성이 유력하다.

최 수석부회장의 합류는 SK온의 그룹 내 위상 강화로 귀결된다. 최 수석부회장은 앞서 취업제한 상태서도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 참석하는 등 직접 배터리 관련 현안을 챙겨왔다.

최 수석부회장은 IPO 가속화와 흑자 폭 확대에 집중할 전망이다. SK온은 현재 3조원 규모 프리IPO 절차에 착수했다. SK온은 확보한 자금을 글로벌 배터리 생산거점 확보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최근 최윤호 삼성전자 사장을 신임대표이사로 내정하고 전영현 삼성SDI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최 신임대표는 투자·재무 등 경영 전반을 총괄하고 전 부회장은 삼성SDI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이번 인사 발탁으로 삼성SDI의 그룹 내 입지와 위상은 공고해졌다. 삼성SDI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그룹 계열사 중 부회장급 인사를 보유한 유일한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최 신임대표는 2017년 해체된 미래전략실 출신의 재무 전문가다.

최 신임대표는 배터리 안전성을 최우선 가치로 정하고 품질 향상과 차세대 기술 개발에 주력할 전망이다. 삼성SDI는 IPO를 비롯해 당장 닥친 이슈가 없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격화하면서 경영 전략이 중요해졌다”며 “최근 단행한 인사 발표는 베테랑 전문경영인, 오너가 등을 내세워 배터리 사업 승부수를 띄운다는 그룹 차원의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LG에너지솔루션(36.2%). SK온(11.1%), 삼성SDI(8.9%) 순이다.

fro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