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빅딜' 공정위, 연내심사 불투명…"한국 먼저 결정해야"
'항공빅딜' 공정위, 연내심사 불투명…"한국 먼저 결정해야"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12.1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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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눈치 보다 기업결합 심사 지지부진
황용식 교수 "해외가 한국 따라오게 만들어야"
대한항공 항공기(위)와 아시아나항공 항공기(아래). [사진=각사]
대한항공 항공기(위)와 아시아나항공 항공기(아래). [사진=각사]

공정거래위원회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는 해를 넘길 전망이다. 올해가 보름밖에 남지 않았지만 공정위의 심사숙고는 길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공정위가 해외 경쟁당국 보다 먼저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가 연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전원회의를 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는 두 항공사의 합병에 관한 연구용역을 발주해 경제 분석 후 심사보고서를 대한항공에 보내고 대한항공 의견을 받은 뒤 전원회의에서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를 거친다.

대한항공은 올해 1월 공정위와 함께 8개 해외 경쟁당국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일괄 제출했다. 당초 공정위의 결론은 올해 7월경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이후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지난 10월 “기업결합 심사를 연내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가 보름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연내 결론을 내기 어려울 것이란 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공정위의 고심이 깊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양사 합병에 따른 경쟁 제한성 때문이다. 장거리, 단거리 노선에서 독과점이 문제될 수 있어 검토할 부분도 많다.

또 해외 눈치를 살피다 심사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에서 승인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공정위가 먼저 승인 결정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판단도 나온다. 공정위는 승인 결정을 내렸는데 해외서 불허가 나오면 공정위 입장이 난감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공정위는 지난 9월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심사 장기화에 대한 설명자료’에서 해외 심사 의견을 참고하고 있단 점을 밝혔다.

공정위는 자료를 통해 “일부 해외 경쟁당국이 두 회사 간 중복노선에 대해 경쟁제한 우려를 표명했다”며 “과거 사례를 비춰 볼 때 무조건 승인은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공정위가 먼저 결론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공정위가 단순히 독과점 문제로만 보는 게 아니라 좀 더 전향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산업에 전반적으로 미칠 수 있는 영향 등 통합된 기업의 시너지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황 교수는 “시간을 끌면 끌수록 비용이 발생한다”며 “해외 사례를 보고 결정하지 말고 반대로 공정위가 먼저 결정하면 해외가 따라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