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여혐' 광고, 비난여론 확산
서울우유 '여혐' 광고, 비난여론 확산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12.08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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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 유튜브 여성이 젖소 변한 영상 뭇매에 비공개 전환
"청정자연 강조, 남성모델 더 많다" 해명 불구 비판 커져
여혐 논란이 커지고 있는 서울우유 유튜브 채널에 게시됐던 유기농 우유 광고의 일부 장면. 현재 해당 광고는 비공개된 상황이다.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여혐 논란이 커지고 있는 서울우유 유튜브 채널에 게시됐던 유기농 우유 광고의 일부 장면. 현재 해당 광고는 비공개된 상황이다.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서울우유협동조합(조합장 문진섭, 서울우유)은 유기농 우유 광고에 모델로 나온 여성들을 젖소로 변하게 하는 내용을 담아 ‘여혐’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우유는 영상엔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있다고 해명했지만 관련 논란이 더욱 커질 것을 우려해 해당 광고를 비공개로 전환한 상황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업계 1위 서울우유는 최근 자사 유튜브 공식 채널에 “베일에 감춰져있던 그들의 정체는...? 서울우유 유기농 우유”란 제품 홍보 영상물을 게시했다가 현재는 해당 영상을 내렸다. 

약 52초 분량의 광고 영상엔 강원도 청정지역에서 하얀 옷을 입은 8명의 모델들이 다양한 자세로 나온다. 이어 한 남성이 촬영을 시도하려 다가가다가 나뭇가지를 밟는 소리가 나면서 순간적으로 하얀 옷을 입은 모델 모두가 젖소로 바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카메라 앵글이 주로 여성들에 초점을 맞추고 젖소로 바뀐 점을 두고 여성 혐오를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젖소=여자’라는 콘셉트가 너무 황당하고 역겹다”, “우유 고객에 여자는 포함 안되나? 이런 역겨운 발상의 광고를 통과시키다니”, “광고가 게시되기까지 반대한 사람 하나 없었나”, "성인지 감수성이 너무 부족하다“며 비난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서울우유는 해당 영상 전반으론 ‘청정 자연’을 강조했고 모델로 나온 여성들보단 남성들이 훨씬 많다며 해명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광고에 나온 모델 8명 중 여성은 2명, 남성은 6명으로 기획 의도에 여성 비하는 전혀 없다”며 “현재 해당 영상을 내렸으며 후속 조치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서울우유의 이 같은 논란이 더욱 확산되기 전에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단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들어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젠더 혐오 논란이 거세지면서 브랜드 이미지 타격은 물론 대표 사퇴와 임직원 징계 등 상처가 컸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5월 GS리테일의 편의점 체인 GS25의 ‘남혐 손가락’ 포스터는 젠더 논란에 불을 지피면서 관련 임직원은 징계를 받고 GS리테일의 편의점 사업부 등을 총괄한 조윤성 사장은 최근 인사를 통해 퇴진했다. 

또 국내 최대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 창업자 조만호 대표는 여성 고객에게만 할인쿠폰을 지급하고 이벤트 홍보 이미지에 등장한 집게손가락 모양 등으로 인한 남혐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에 책임을 지고 자리에 물러났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올 들어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젠더 혐오 논란이 확산되면서 치명타를 입은 곳들이 많다”며 “젠더 이슈는 주된 소비층인 MZ세대가 특히 민감한 만큼 부정 여론이 더 커지기 전에 서울우유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수습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