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어 중국까지 성장 전망 하락…세계 경제 '암울'
미국 이어 중국까지 성장 전망 하락…세계 경제 '암울'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1.12.0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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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회과학원, 내년 성장률 5.3% 전망...32년만에 최저
세계 경제 하방 압력 확대에 한국 경제성장률 하락 우려
(자료=국제통화기금(IMF))
IMF가 지난 10월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 (자료=IMF)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30여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 특히 오미크론 발발 및 확산에 따른 세계 경제 하방 압력도 커진 상황이어서, 내년 글로벌 경제 전망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커지고 있다.

◇ 내년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안팎에서 하향 조정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중국 사회과학원은 지난 6일 내년 중국 경제 성장률을 5.3%로 전망했다. 이는 최근 32년 중 가장 낮은 성장률 전망치다.

지난 1990년 3.8%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중국은 코로나19로 예외적이었던 지난해(2.3%) 실적을 제외하면, 그 동안 경제성장률이 6%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이번 중국 사회과학원이 내놓은 내년 성장률 5.3%는 올해 전망치 8.0% 대비 2.7%p 낮아진 것으로, 중국 당국이 내년 경제 상황을 암울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사회과학원은 "코로나19 확산 영향에 따라 내년 경제성장률은 5% 이하로도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감은 커지고 있다.

우선, IMF가 지난 10월 내년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5.7%에서 5.6%로 0.1%p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같은 달 중국의 2022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6%에서 0.4%p 낮춘 5.2%로 수정했다.

골드만삭스는 헝다그룹 유동성 위기로 중국 부동산 경기가 급속히 냉각되는 상황에서도 중국 정부의 즉각적인 대응이 나오지 않는 상황을 우려하며 "부동산 부채 축소 등 중국 정부 정책의 장기적인 방향성은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전망치를 낮췄다.

여기에 지난 6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 역시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중국의 성장 모멘텀이 현저하게 둔화하고 있다"며 "중국은 글로벌 성장의 핵심 엔진이므로 고품질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강력한 조처를 하는 것이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전파력만으로도 위협…오미크론發 리스크 확대 '우려'

세계의 공장이자 시장인 중국 경제 전망이 어둡게 나오며 내년 글로벌 경제에 미칠 파장이 우려되는 가운데, 오미크론 확산 역시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다.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CEO)는 현지 시각 7일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이 앞으로 다른 변이를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앨버트 불라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지는 것은 좋은 소식이 아니다"라며, "빠르게 퍼진다는 것은 그것이 수십억 명에게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이고, 또 다른 변이가 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로 골드만삭스는 이달 초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률을 4.2%에서 3.8%로 낮춘 바 있다. 여기에 IMF 역시 최근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대립이 강화하면서 내년에는 패권주의 경쟁이 한층 심화하며 신흥국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내년 세계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 연일 터지는 '악재'에 비관론 확대…한국 경제 괜찮나

오미크론 확산 우려로 인한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 하락과 우리나라의 가장 큰 교역 상대인 중국의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사상 최저 수준이란 점은 우리 경제에도 빨간불을 예고한다.

또, 우리 경제가 크게 의존하는 미국과 중국간 경제 갈등이 내년에는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 역시 우리 경제에는 부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바이든 정부 들어 미·중 경제 갈등은 한층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미·중 상호 추가 관세 부과로 이미 한국 산업 생산은 최소 1조9000억원에서 최대 3조5800억원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렇다 보니 한국 역시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이 낮아질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통향분석팀장은 "오미크론 확산 추이와 함께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락 조정이 우리 경제에 대한 하방 압력은 분명하다"며 "내년 초 나올 경제 전망에서는 이런 상황이 반영될 것"이라며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하향 조정 가능성을 제기했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