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주사 중독
[기자수첩] 주사 중독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1.12.07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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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마차줘유~” 지금 주사를 맞으면 안 된다는 간호실무사들의 말에 한 할머니가 본인은 괜찮다며 주사를 맞혀달라고 재촉했다.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뒤 병원에서 15분간 있던 차에 병원 카운터에서 이러한 실랑이가 벌어졌다. 무슨 일일까.

어떤 주사인지는 모르겠으나 할머니는 예약된 날짜보다 사흘 앞당겨 병원을 찾은 듯했다. 간호실무사는 할머니의 얼굴을 보더니 퉁퉁 부어있고 안색이 좋지 않다며 주말에 푹 쉬고 다음 주 예정된 날짜에 주사를 맞으러 오라고 당일 접종을 만류했다.

그러나 할머니는 얼굴은 김장을 하느라 피곤해서 그런 것이라며 병원 근처 볼일이 있어 잠깐 나왔으니 나온 김에 그냥 지금 맞고 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간호실무사를 설득했다.

끝나지 않은 대화에 급기야 의사가 나섰다. 그는 상태를 보고선 “지금은 안돼요. 얼굴 보니까 다음 주 예약된 날짜에도 주사 맞기가 어려울 수 있어요”라며 달랬다. 예약된 주사 말고도 다른 주사 일정이 또 있는 것인지 이런 저런 말을 하더니 걸국 할머니는 알았다며 발길을 돌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한 할아버지가 일어나 “나 이제 가요. 부스터샷 때 또 올게”하며 문을 빠져나갔다.

그 찰나 한 10대 학생에게 주사를 맞았냐고 물어본 일이 생각났다. “백신 맞았어?”라고 하니 학생은 “아니요. 아빠가 부작용 있는 거 같아서 저 맞기 무서워요. 맞아도 소용없는데 왜 맞아요. 맞기 싫어요!”하며 고개를 저었다. 옆에 있던 학생도 “저도 안 맞았어요. 으흐흐”하며 넉살어린 얼굴을 지었다.

주사 맞는 걸 반기는 어르신을 보니 기자는 그것이 싫다는 학생들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주사 관련 연령별 양극화 현상이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이와 함께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예측이 안 되고 무한대로 주사를 맞아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매번 주사를 놔달라고 병원에 오는 할머니의 모습을 그리니 문득 걱정이 밀려왔다.

이스라엘은 이미 4차 접종을 검토 중이다. 영국에선 8차 접종까지 현재 계획하고 있다는 말이 돈다. 먹는 약이 나오면 그것도 섭취해야 하고, 새 변이 관련 백신이 나오면 또 그것을 맞아야 한다. 정부가 방역을 이유로 방역패스 시설을 더 확대하면 노소 불문하고 좋든 싫든 주사를 맞아야 할 수밖에 없다.

주사를 맞으면 일단 안심은 되나 적게는 피로감 등 후유증이 생기기 마련이고 심할 경우 사망에까지 이른다. 몸은 몸대로 축나고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에 정신까지 피폐해질 수 있다. 백신에다가 다른 병과 관련한 주사까지 맞으면 인체는 주사약물 덩어리로 변질될 지도 모를 일이다.

주사는 의약 의존도가 큰 고령층을 길들이고, 아동이나 청년층의 내외적 성장을 방해한다.

환자가 처음에는 이 뽑기를 꺼려하더니 한번 뽑은 후에는 조금만 이상하면 자꾸 뽑아달라고 했다던 치과의사 말이 생각난다. 그는 그것을 일종의 중독이라고 표하며 안될 일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런 맥락에서 기자는 국민이 주사에 의지하지 않길 바란다. 그런 환경도 만들어지지 않길 원한다. 3차, 4차, 5차 접종률 올리기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안전하고 바람직한 방향의 선제 대응이 있길 기대해본다.

[신아일보] 이인아 기자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