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카드공사'를 만들어야 하나?
[기고] '한국카드공사'를 만들어야 하나?
  • 신아일보
  • 승인 2021.12.05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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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신한카드지부장 

 

 

영하를 밑도는 추위와 함께 두꺼운 외투를 찾게 되는 겨울의 시작이다. 하지만 카드사 노동자가 맞이하는 12월은 온도계의 눈금보다 더 냉랭하기만 하다.

3년마다 반복돼 온 카드 수수료 개편방안 발표가 이달 중순께 예정돼 있다. 이해 당사자 간 합의한 시장의 논리는 찾아볼 수 없고, 과연 누구를 위한 카드 수수료 개편인지 알 수 없는 지금의 현실에 카드 노동자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민간기업이 판매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시장에 온전히 맡기지 않고 정부에서 일률로 정하는, 세계 어디에서도 유례가 없는 이러한 상황을 두고, 필자는 이럴 거면 차라리 국민의 생활권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전기(한국전력공사), 수도(한국수자원공사) 등 공공재처럼 관리·운영하는 형태와 같이 '한국카드공사'를 만들어서 공공기관으로 운영하는 것이 어떠냐고 반문하고 싶다.

카드 수수료는 과거 인하 주장이 제기됐던 지난 2007년 4.5%와 비교하면 현재 절반 수준인 1.97%~2.04% 수준으로 낮게 운영되고 있다. 게다가 전체 가맹점 중 대다수인 92%(278만 가맹점)가 낮아진 가맹점 수수료에서도 절반 수준인 0.8~1.6%의 우대수수료율 적용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 85.4%가 카드 수수료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소상공인의 어려움에 적극적인 지원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사실이 호도되는 것 같아서 안타까움에 아래의 설명을 넣어보고자 한다.

연 매출 3억인 가맹점을 예로 들어보겠다. 우대 수수료율 0.8%를 적용받고 있음을 고려하면, 해당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는 연 240만원, 월 20만원 수준이다.

이미 적자 상황인 카드사 신용판매 매출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이를 0.1%p 더 인하한다고 가정해보자. 연 210만원, 월 17만5000원으로 고작 월 2만5000원의 인하 효과만 있다. 

심지어 부가가치세법 제 43조 신용카드 등의 사용에 따른 세액공제 항목에 따라 공제받는 총 결제금액의 1.3%를 반영하면 해당 가맹점은 0.5%를 환급받고 있다.

전체 가맹점 중 매출 3억 미만인 92%의 가맹점에서 카드 매출로 인해 이익을 보고 있으며, 수수료 부담은 숫자 '0'인 상황이다.

그런 대가로 신용카드사들의 신용판매는 적자 상태로 운영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금융당국은 카카오, 네이버와 같은 빅테크 회사들의 결제 수수료는 우대 가맹점을 기준으로 카드사 보다 거의 3배 높음에도 민간기업이라는 이유로 수수료 규제 적용이 어렵다는 이중 잣대를 제시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는 민간기업이고 카드사는 국영기업이라는 것인가? 이럴 바에 카드사 노동자들은 공무원으로 전환하라는 현장의 목소리를 단순히 불만으로 치부 할 수 있을까?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소상공인을 돕는다는 취지로 접근하겠다면, 카드노동자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수수료 개편 카드만 만지작 거리지 말고, 임대수수료 인하 등 더 현실적으로 와 닿을 수 있는 정책 방향이 먼저라고 말해주고 싶다.

2007년 이후 카드 수수료 인하로 카드노동자들의 일터는 지속적으로 위협받아 왔다. 이제는 더 이상 아무도 이해할 수 없고, 그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 카드 수수료 개편이 쳇바퀴처럼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한다. 카드 노동자들이 일터를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떨어야 하는 작금의 현실에 지금이라도 금융당국·학계·카드노동자 등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깊이 있는 고민을 하기를 고대한다.

/김준영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신한카드지부장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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