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800 바닥 뚫리나...외국계 은행도 목표치 하향
코스피, 2800 바닥 뚫리나...외국계 은행도 목표치 하향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12.0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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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2750까지 하락 가능성 있어…가격 매력도는 '유효'
올해 코스피 주가 추이. (자료=키움증권 HTS)
올해 코스피 주가 추이. (자료=키움증권 HTS)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확산세가 증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 30일 코스피가 올해들어 처음으로 2900선 아래로 후퇴하면서 연중 최저치를 경신한 까닭이다. 증권가에서는 바이러스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시장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단기적으로는 코스피가 2800선을 밑돌 수 있을 것으로도 예상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는 지난달 30일 기준 2.42% 하락한 2839.01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한 때 2822.73까지 밀리며 장중 연저점도 새로 썼다. 코스닥도 2.69% 하락한 965.63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계 투자은행(IB)들 역시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3700에서 3350으로, 3250에서 3000으로 각각 하향했다. 골드만삭스는 또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중립(Marketweight)'으로 조정했다.

현재 시장에서 예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오미크론이 과거 변이 바이러스와는 달리 치사율과 전파력이 모두 높고, 현재의 백신 및 치료제의 무용론이 확산되는 경우다. 국경 통제나 입국 금지 등으로 시간을 벌려던 각국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재차 경제 활동 중단 등 긴급 조치가 불가피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등의 락다운이 현실화될 경우, 병목현상의 개선을 기대했던 주식시장은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되며 실망감을 표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2800선을 하회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KB증권은 이달 코스피 예상 밴드를 2750~3100선으로, 신한금융투자는 단기 급락 가능성을 고려해 2750~3000선으로 각각 제시했다.

다만, 현재의 코스피 주가 자체는 가격 매력도를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 코스피 2800선은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13배로 1.1배에 근접한 수준인데,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를 제외하면 항상 지켜냈던 레벨이기 때문에 기술적 지지 가능성이 있는 지점이라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주가지수는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있는 구간에 진입했다"며 "시계가 긴 투자자라면 이 지점에서 주식을 정리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 아직까지 약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점도 주식시장 급락 공포를 줄이는 요인이다. 작년 하반기 5% 수준이던 전세계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명률은 올 초 2%선까지 낮아졌고, 지금은 1.98%로 2%를 밑돈다.

박 연구원은 "오미크론 변이가 감염률과 치명률이 모두 높을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난 2년 동안 보여준 경로는 감염률은 상승하고 치명률은 하락하는 쪽"이라며 "경로가 완전히 달라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업종별로는 선별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기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재확산 충격이 업종마다 상이할 수 있고,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통과 호텔·레저 등 리오프닝 업종의 선행 주당순이익(EPS)는 1개월 전 대비 증가했지만, 하향 조정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반도체를 비롯한 IT 업종은 업황 우려가 과도했던 구간을 지나며 접근이 유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