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글로벌 미래 성장 전략 바탕으로 전기차 시장 선점한다
GM, 글로벌 미래 성장 전략 바탕으로 전기차 시장 선점한다
  • 박주용 기자
  • 승인 2021.12.01 09: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허머 EV 시승 후 ‘특별한 차’ 호평
전동화 전략·신규 사업 기회·신기술 등 중장기 계획 발표
(사진=GM)
(사진=GM)

GM의 전 전동화(all-electrification) 미래 실현을 위한 신규 사업 개발 및 전략 추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업계는 GM이 전기차, 자율주행차 또는 그 기술을 단순히 대중앞에 공개하는 것이 아닌, 실제로 어떠한 비즈니스를 어떻게 운영하고 수익을 창출할 것인지에 대해 발표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메리 바라(Mary Barra) GM 회장 겸 CEO는 올해에 이어 내년 1월에 열리는 'CES 2022'에 다시 한번 기조 연설자로 선정됐다.  

최근 GM은 전기차 전용 공장 팩토리 제로(Factory Zero) 가동에 돌입하며 2025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전기차 30여 종을 출시한다는 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전기차 제조를 위한 시설에 22억 달러(2조 6,180억원)의 투자를 발표한 지 1년이 조금 넘은 시점이다.

팩토리 제로의 오프닝 행사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국 자동차 노조(UAW) 리더십 등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허머 EV(Hummer EV)를 시승하며 ‘특별한 차’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팩토리 제로에서는 GM의 전동화 전략의 핵심인 얼티엄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전기 트럭 및 SUV들이 제조될 예정이며, 2200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전망이다.

사진은 지엠 테크니컬센터코리아 디자인센터 전경.(사진=GM)
사진은 지엠 테크니컬센터코리아 디자인센터 전경.(사진=GM)

GM은 올해 1월에 열린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1’을 통해 탄소배출 제로, 교통사고 제로, 교통 혼잡 제로라는 GM의 트리플 제로 비전을 천명하고 모빌리티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한 전동화 전략을 발표했다.

GM의 전동화 전략은 운송 및 관련 서비스를 통한 신규 비즈니스 창출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즉, 기존의 자동차 제조사에서 플랫폼 이노베이터가 되겠다는 비전과 함께, 전 세계 굴지의 물류 회사들을 GM이 만들어 놓은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

그 중심에는 전기 상용차를 활용한 신규 사업인 브라이트드롭(BrightDrop)이 있다. 브라이트드롭은 GM의 원스톱-샵 솔루션(one-stop-shop solution)으로, 전자제품,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며 비용 절감 및 생산성 극대화를 동시에 꾀하도록 설계됐다.

현재 미국의 운송업체 페덱스 익스프레스(FedEx Express)와 파트너십을 진행하고 있으며 파일럿 기간 동안 페덱스 익스프레스는 EP1을 사용해 하루에 25% 더 많은 패키지를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처리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EP1은 브라이트드롭이 시장에 출시한 첫 번째 제품으로, 단거리(예. 화물차에서 고객의 집 앞까지 인도)용으로 개발된 보조 전기 팔레트다. 장거리용으로 제작된 경량 전기 상용차인 EV600은 2022년 말부터 생산될 예정이다. GM은 페덱스 익스프레스와의 협업에 이어 미국 최대 통신기업 중 하나인 버라이즌(Verizon)과도 파트너십을 확장하고 있다.

GM은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여객 및 상품 운송에도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GM은 2016년 자율주행차 개발 업체인 크루즈 오토메이션(Cruise Automation)을 인수한 바 있으며, 현재 자회사인 크루즈(Cruise)는 2020년 1월, 자율주행 레벨 5단계(목적지 도착 및 주차까지 운전자가 필요없는 완전 자율주행 레벨)가 가능한 로봇 택시 '오리진(the Cruise Origin)'을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최근 크루즈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자율주행차의 시험 운행을 진행해왔으며, 이를 상용화 하기 위한 6가지 허가 중 5가지 허가를 받은 상태다. 허가가 완료되면 크루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의 자율주행 버전을 로보택시 서비스에 사용할 예정이다.

사진은 GM 미래 성장 미디어 간담회에 참석한 로베르토 렘펠 사장.(사진=GM)
사진은 GM 미래 성장 미디어 간담회에 참석한 로베르토 렘펠 사장.(사진=GM)

GM의 미국 본사와 동일한 비전, 철학, 경영 이념을 공유하고 있는 한국지엠과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는 글로벌 GM 전 전동화 계획의 전략기지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최근 사업 현황 점검 차 한국을 찾은 스티브 키퍼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GM 미래 성장 미디어 간담회’에 참석해 글로벌 GM 내 한국 사업장의 중요성과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핵심 사업에 대한 진척 상황을 공유했다.

또한, 키퍼 사장은 GM의 전동화 과정 및 글로벌 목표 가속화에 있어 내연기관 차량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는 마크 로이스 GM 사장이 ‘인베스터 데이 2021’ 행사에서 했던 발언과 같은 맥락으로, 로이스 사장은 당시 “전동화 과정에서 수익 기회가 되는 내연기관 차량 제조를 당장 멈추지는 않을 것이며, 현재 제조되는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개선은 지속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GM의 얼티파이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내연기관 차량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전기차 비즈니스의 예상 수익 발생 시점인 5~6년 뒤까지는 전기차로의 사업 전환을 위한 캐시 카우가 필요하며, GM의 중요한 수익원이 돼 줄 픽업트럭, SUV 등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는 환경 규제 충족을 위한 고효율, 친환경의 제품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GM의 한국사업장이 주도하는 트레일블레이저, CUV 등의 내연기관 차량들이 GM의 전동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키퍼 사장은 GM의 글로벌 차량 연구 개발 측면에서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가 중요 거점으로서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는 이미 과거부터 볼트 EV 디자인을 포함한 전기차 디자인에 참여한 데 이어, 현재 각종 GM 산하 브랜드의 전기차 프로젝트의 엔지니어링으로까지 참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같은 날 간담회에 참석한 로베르토 렘펠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사장은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는 GM 글로벌 엔지니어링에 있어 자동차 설계, 동력 시스템, 제조 장비 설계 분야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현재 20개 이상의 GM의 글로벌 자동차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며, "추후 GM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과 연계된 업무에 기존 인원 대비 두 배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키퍼 사장은 이날 미디어 간담회에서 2025년까지 한국에 전기차 10종 출시 계획을 밝히며 한국지엠의 수입 판매 및 내수 생산 차량을 바탕으로 하는 투 트랙(two track) 판매 및 멀티 브랜드 전략에도 힘을 실었다. 키퍼 사장은 “한국 시장에 보급형 모델부터 고성능 차량, 트럭, SUV, 크로스오버, 럭셔리 모델까지 우리 고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다양한 가격대의 전기차들을 제공해 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내에 소개될 전기차 10종에 대한 브랜드 및 제품 정보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 하지만 GM은 얼티엄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럭셔리 전기차 SUV인 캐딜락 리릭(Cadillac Lyriq)과 GMC 허머EV(Hummer EV)를 최근 발표한 바 있다. 두 차량 모두 미국 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화제가 됐으며, GM이 최근 가동을 개시한 전기차 전용 생산 공장인 팩토리 제로에서 허머 EV에 대한 생산이 시작됐다.

캐딜락의 첫 순수 전기차 리릭은 얼티엄 배터리가 탑재될 것으로 가장 먼저 알려진 모델이다. 이를 통해 완전 충전 시 300마일(약 483km)까지 주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캐딜락은 북미 기준으로 오는 2022년 리릭 양산을 시작한다.

한편, 허머 EV는 SUV, 픽업 트럭을 전문으로 하는 GMC 제품 라인업 가운데 최초로 선보이는 순수전기차다. 허머 EV의 얼티엄 드라이브는 3개의 개별 모터로 동급 최고의 1000마력과 1만1500lb.ft 의 토크를 발휘하며, 최대 350kW의 고속 충전시스템이 적용된 800 볼트급 대용량 배터리를 바탕으로 1회 충전시 350 마일(563km) 이상의 내부 테스트 주행거리 결과를 기록했다. 

pjy609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