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선대위 버스 출발했는데… '김종인 그림자' 여전
국힘 선대위 버스 출발했는데… '김종인 그림자' 여전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1.11.2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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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비토에도… 김병준 '원톱' 체제 선대위 시동 
'상왕설' '문고리 3인방' '패싱설'… 선대위 잡음 지속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저녁 만찬 회동을 하기 위해 서울시내의 한 식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1.11.24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4일 저녁 만찬 회동을 하기 위해 서울시내의 한 식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버스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태우지 않은 채 출발했다. 이들은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원톱'으로 하는 윤석열표 선대위를 출범하고 본격 대선 행보에 시동을 걸었지만, 김 전 위원장 합류 불발을 두고 여러 말이 오가는 모습이다.

윤석열 후보는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2박 3일간 충청권 표심 사냥에 나선다. 김 위원장 합류 이후 첫 공식 행사다. 윤 후보는 이날 김 위원장과 함께 대전·세종을 찾았다.

김 위원장은 세종 지역에서 영향력 있는 인사로, 지난 총선에서는 세종을 지역에 출마해 직접 발로 뛰었다. 윤 후보의 이번 충청행을 두고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라는 시각을 제기했다. 

후보의 강한 의지와 달리 당 안팎에서는 선대위 인선을 놓고 쓴소리가 나온다. '조국흑서' 저자로 이름을 알린 권경애 변호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과 윤 후보 간 협상 결렬을 두고 "'김종인 상왕설'을 퍼뜨린 세력들이 결국 승리한 것"이라며 "달개비 식당의 만남을 '최후통첩'이라고 확인사살한 자들에게 패배한 사람은 김종인 박사와 윤석열 후보 모두"라고 지적했다.

권 변호사는 장제원·권성동·윤한홍 의원을 '문고리 3인방'이라  정의한 뒤 "장제원 의원이 선대위 인선 작업을 주도했다는 말이 공공연히 흘러나온다"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역시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지금 윤캠(윤석열 캠프)은 4공말 상황으로 보인다"며 "차지철 역할을 지금 장제원(의원)이 하고 있고, 여의도 바닥에는 벌써 '장순실'이라는 말이 나도는 모양"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윤 후보가 김종인 전 위원장이 아닌 김 위원장을 택한 배경에는 주위 사람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같은 '비선실세' 의혹에 장제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진 전 교수를 향해 "자신이 저질러 놓은 저렴한 발언에 대해서는 반드시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맞불을 놨다.

당 내부에서도 김종인 전 위원장의 역할론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캠프 내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다. 선대위는 앞서 김성태 전 의원을 직능총괄본부장으로 임명했지만, 'KT 부정채용' 논란이 불거지면서 김 전 의원이 사의를 표하는 방식으로 정리됐다.

이준석 대표를 두고 '패싱설'도 주기적으로 흘러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날 대전·세종 방문 일정을 두고 "전날 언론에 릴리즈 되기 전까지 저한테 가자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며 "황당한 거다, 내 입장에서는. 그런데 이게 지금까지 반복되고 있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 영입에 대해서도 여전히 호의적인 태도를 비치고 있다. 그는 "김 위원장을 평가절하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김 위원장이 전투지휘 능력으로 실적이 있거나 이러지는 않다. 그 부분이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내정을 보는 사람이 있어야지 밖에 나가서 싸우는 사람이 잘할 수 있다. 꼭 김종인 위원장이 둘 중에 하나의 영역을 맡아야 되는 그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