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금융 동남아 정조준]④ 국민은행, 리테일 바탕 기업금융 공략 강화
[K금융 동남아 정조준]④ 국민은행, 리테일 바탕 기업금융 공략 강화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1.11.3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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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영업망 풍부한 인도네시아 부코핀, 정상화·시너지 재시동
캄보디아 프라삭 일취월장 효자…싱가포르 곧 기업금융 노크

(편집자주) 국내 한 금융경영연구소 조사 결과,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의 해외점포 총자산은 1650억달러로 전체 은행 자산 중 해외점포가 차지하는 비중은 6.0% 수준이다. 이중 동남아시아 지역의 비중이 46.1%로 압도적이다. 은행들은 동남아 지역의 소비자 대출과 디지털 금융부문이 갖는 높은 성장 잠재력에 주목한다. 내년 국내 은행권의 당기순이익 위축 전망이 나오는 상황 속에서, 동남아의 잠재력을 발굴하려는 노력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시장 상황에 맞춘 투트랙(Two-track) 전략으로 글로벌 사업에 한창이다. 선진금융시장에서는 기업투자금융(CIB)·자본시장 업무를 확대해 해외 포트폴리오의 지역적 다변화를 추진하고, 성장잠재력이 높은 아시아 지역에서는 리테일 네트워크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30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허인 국민은행장은 창립 20주년 기념사를 통해 "이제는 국내 시장에서 눈을 돌려 세계 시장을 바라보아야 할 때"라며, 특히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 국가들과 글로벌 투자은행(IB) 및 자본시장 분야 등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아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의 경영권(및 지분 67%)을 확보한 국민은행은 넉달 뒤인 12월 미얀마에서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여기에 올 10월에는 캄보디아 프라삭 지분 100%를 확보해 '미얀마·캄보디아·인도네시아'로 이어지는 KB '동남아시아 벨트'를 완성했다.

국민은행 캄보디아 현지법인. (사진=KB국민은행)
국민은행 캄보디아 현지법인. (사진=KB국민은행)

이런 가운데 국민은행은 캄보디아에서 신차구입 고객을 위한 '드림 카 론'을 내놓는 등 영업 활동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국민은행의 캄보디아 법인인 프라삭은 캄보디아에 진출한 국내 기업 중 유일한 소액대출금융기관(MDI)이다.

그간의 경영 성과에 자신감이 붙은 국민은행은 현재 프라삭의 상업은행 본인가에도 시동을 걸었다. 지난달 프라삭이 국민은행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만큼, 상업은행 전환도 순조롭게 이뤄질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리테일 여수신뿐만 아니라 기업금융, 외환, 카드 등 은행업 전반으로 영업 가능 영역이 넓어지게 된다. 국민은행 글로벌 CIB(기업투자금융) 사업이 본격적인 성과를 올리는 데 캄보디아 조직이 보탬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이유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부코핀은행이 진출의 핵심 징검다리다. 지난해 국민은행은 2500억원 상당의 주식을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고, 지난 8월 4000억원 한도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사진=KB국민은행)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인수 후 KB국민은행은 2020년 10월 현지 직원 5000명과 인사를 나누는 '화상 상견례'를 여는 등 브랜드 통합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부코핀은행은 인도네시아 소매금융 전문은행인데, 유상증자 효과에 힘입어 현재 진행 중인 정상화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부코핀파이낸스와 뱅크샤리아부코핀 등 자회사들도 KB부코핀파이낸스, 뱅크KB부코핀샤리야로 사명을 변경하는 등 브랜드 통합도 이미 마쳤다. 부코핀은 인도네시아 전역에 510개 네트워크와 832개 ATM 등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어 잠재력도 크다. 은행은 물론 현지에 진출한 KB금융그룹 계열사와 부코핀은행 자회사들 간 시너지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미얀마에는 현지법인 KB미얀마은행이 설치돼 있다. 국민은행은 미얀마에서 외국계은행 최초로 현지법인 라이선스를 취득해 KB미얀마은행을 설립했다. 지난해 12월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최종인가를 받아 올해 1월 문을 열었다.

이 밖에 KB국민은행의 연내 싱가포르 진출 구상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KB의 글로벌 시장 공략은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 싱가포르 통화청에서 지점 설립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싱가포르에 지점을 열게 되면, 현재 인가 상황상 현지통화 기반 리테일 업무는 할 수 없지만 이를 제외한 기업금융이나 투자금융, 자본시장 관련 업무 등은 모두 취급 가능해 동남아에서의 기업금융 파이 선점 전략에 적잖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