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당과 선대위 쇄신에 본격 속도를 내는 반면, 국민의 힘은 '김종인 딜레마'에 빠지며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우선 민주당은 '이재명의 민주당'에 본격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명 대선 후보는 25일 당과 선거대책위원회에 측근을 전진 배치했다.
당 신임 사무총장에 김영진 의원, 전략기획위원장에 강훈식 의원을 각각 임명한 것이다. 김 사무총장은 선대위 총무본부장, 강 위원장은 선대위 전략본부장을 겸임한다. 김 총장은 이 후보의 최측근으로 경선 당시 상황실장을 역임했고 강 위원장은 선대위 출범 이후 정무조정실장을 맡아 이 후보를 밀착수행한 바 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번 인선으로 후보와 선대위, 당의 유기적 연관과 의사결정의 단순 신속화, 기동성 강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 모두 재선으로 40·50대라는 점에서 기동성을 강조한 이 후보의 콘셉트에 맞춘 실무형 인사라는 특징도 있다.
특히 여당 사무총장에 재선이 임명된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으로, 이 후보의 당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다만 원내 라인은 그대로 유지한다. 이 후보가 전날 윤호중 원내대표, 당 소속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간사들을 만나 입법 속도전을 주문한 만큼 업무의 연속성을 살리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선대위 쇄신도 더욱 속도를 내 이번 주 안에 청사진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고 수석대변인은 "당과 선대위의 슬림화, 기동성 강화라는 기조하에 선대위 재구성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대위에는 중량감 있는 외부 인사를 영입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국민의힘 선대위는 난항을 겪고 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합류 여부가 아직도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 전 위원장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일단 윤 후보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실무를 책임질 본부장급 인선만 발표했다.
정책총괄본부장에 원희룡 전 제주지사, 조직총괄본부장에 주호영 의원, 직능총괄본부장에 김성태 전 의원,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에 이준석 당대표, 총괄특보단장에 권영세 의원, 종합지원총괄본부장은 권성동 사무총장이 맡는다.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는 여전히 비어있는 상태로,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에 대한 질문에 말을 아꼈다.
그는 이날 최고위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쏟아지는 관련 질문에 "제가 더 말씀을 드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만 답했다.
김 전 위원장은 여전히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나한테 (윤석열 후보가) 무슨 최후통첩을 했다고 주접 떨어놨던데, 내가 그 뉴스 보고 '잘됐다'고 그랬다"고 언급했다.
전날 윤 후보와 만찬에서 '밖에서 돕겠다'고 언급했다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해서는 "나는 밖에서 돕겠다고 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주말 중 선대위 합류와 관련된 논의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자꾸 말을 만들어내면 서로 기분만 나빠진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의 고민이 길어지면서 당분간은 '총괄' 없는 선대위가 운영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