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친환경 규제에 핫해지는 'ESG 펀드'
각국 친환경 규제에 핫해지는 'ESG 펀드'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11.2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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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ESG 펀드 출시·자금유입 가속화…수익률도↑
글로벌 친환경 규제 강화되며 투자 수요 지속 전망
(사진=연합뉴스)
인천 서구 신인천복합화력발전소 굴뚝 모습. (사진=연합뉴스)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투자의 핫 키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주식 시장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ESG 펀드로의 자금유입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글로벌 친환경 정책 강화로 ESG 펀드 투자 수요는 점점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난달 말까지 총 32개의 신규 ESG 펀드가 출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종전 최고치를 기록했던 작년 한 해 동안 총 11개의 신규 펀드가 설정됐던 것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ESG(주식) 펀드 설정액 및 순자산 추이. (자료=신영증권 리서치센터)
ESG(주식) 펀드 설정액 및 순자산 추이. (자료=신영증권 리서치센터)

ESG 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1년간 주식형 ESG 펀드에는 1조1513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는데, 같은 기간 전체 국내 주식형 펀드에 3299억원이 들어온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글로벌 친환경 규제가 가속화되면서, 이런 자금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막을 내린 COP26에서는 석탄발전의 단계적인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기금 확대 등 여러 분야에서 각국의 행동을 촉구했다"며 "이에 따라 관련 투자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며, 친환경 관련 산업의 성장도 빨라지며 ESG 펀드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SG 펀드의 수익률 역시 올해 코스피 지수 수익률을 웃돌며 호조세를 지속 중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식형 ESG 펀드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7.59%로 코스피 수익률 1.69% 대비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1년 수익률을 비교해봐도 주식형 ESG 펀드 수익률은 19.38%로, 코스피 1년 수익률(15.09%)을 웃돌았다.

특히, 클린 에너지 관련 펀드는 작년 바이든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 수혜주로 분류되며 고공행진을 보였다. 관련 상품의 1년 수익률을 보면, 삼성자산운용의 삼성글로벌클린에너지증권자투자신탁은 27.66%,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키움 퓨처에너지 증권 투자신탁은 16.01%를 각각 기록했다. 알파자산운용의 알파글로벌신재생에너지증권자투자신탁 역시 1년 수익률이 10.51%에 달했다. 앞으로도 각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 진행 과정에서 ESG 펀드의 수익성은 다시 한 번 부각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이정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ESG 컨센서스와 투자수익과의 상관성이 단기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ESG 지수 성과가 올해 연초부터 좋아진 것을 고려했을 때, ESG와 투자수익간의 상관성이 최근에 높아진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연초대비 수익률을 기준으로 봤을 때, 자기자본이익률(ROE)와 ESG점수를 합친 'ROESG'와 투자수익과의 상관성은 일반 ROE보다 높게 나오고 있다"며 "이제 투자자들이 ROE만 보는 단일 실적 프레임에서 벗어나 ESG도 함께 고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까지 ESG 관련 투자의 상당부분이 ESG 평가기관들이 내놓는 등급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이에 ESG 공시 기준을 정립해, 정보의 통일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ESG 워싱을 통한 자원배분 왜곡 효과를 막으려면 ESG 가치가 객관적이며 공정하게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며 "ESG 관련 주요 정보를 공시하도록 유도하고, 관련 비재무 공시에 대한 인증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