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제로금리…커지는 대출 부담에 주택 매수심리 위축 가속
막 내린 제로금리…커지는 대출 부담에 주택 매수심리 위축 가속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1.11.25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격 급등 피로감·정부 규제 등 수요 측면 하방 요인 늘어
전문가 "단기 공급 확대 없어 당장 집값 하락 안정 어려워"
서울시 노원구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0%대 기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주택 매수심리 위축이 가속할 전망이다. 가격 급등 피로감과 대출 규제로 집값 상승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금리 인상에 따른 주담대 부담이 더 커지게 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수요 측면의 집값 하방 요인에도 불구하고, 단기적 주택 공급 확대책이 없는 만큼, 당장 집값 하락 안정화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1.0%로 0.25%p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작년 3월(0.75%) 이후 20개월 만에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기준금리 인상은 시중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대출이자 부담 증가로 연결된다. 특히, 작년부터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잔액이 급증한 상황에서 기준금리 상승은 대출받아 집을 산 사람들의 이자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주담대 잔액(잠정)은 969조406억원으로 작년 동기 890조3854억원 대비 8.8% 늘었다. 주담대 잔액은 3분기 말 기준으로 2019년에 전년 대비 4.3% 늘어난 이후, 지난해 7.2% 증가하는 등 꾸준히 상승 폭이 확대하고 있다.

유선종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출을 통해 부동산을 취득하거나 자산시장에 뛰어든 사람들은 이자 부담이 많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특히,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등을 통해 내 집 마련에 나선 젊은 층의 경우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기준금리가 계속 올라가는 흐름이라면 시장에서는 대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 부담은 수요 측면에서 주택가격을 하락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전국 아파트값은 그간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 등 영향으로 상승세가 둔화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22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은 0.17%로 지난 10월4일(0.28%) 이후 8주째 상승 폭이 줄었다. 대전과 전북, 전남, 경남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시도에서 오름폭이 축소했고, 대구와 세종은 내림세를 이어갔다. 

매수심리 위축도 이어졌다. 부동산원 조사 기준 전국 아파트 수급 동향 지수는 10월4일 105.5에서 계속 하락해 이달 15일에는 101.3까지 낮아졌다. 특히, 서울 아파트 수급동향은 99.6을 기록하며 매수자 우위로 넘어간 모습을 보였다. 수급 동향은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매수자 우위, 200에 가까울수록 매도자 우위 시장이라는 의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집값 하락 안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정부는 남은 기간 하락 안정세까지 목표를 두고 있다"며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이 없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다음 정부에까지 어려움이 넘어가지 않도록 해결의 실마리를 임기 마지막까지 찾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집값 하락 안정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이 수요 관리 측면에서는 영향력을 발휘하겠지만, 공급 측면에서는 당장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단기적 확대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분석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하락까지는 더 추세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매수심리는 위축된 게 맞지만, 그렇다고 매도자들이 적극적으로 물건을 내놓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매맷값을 지지하는 전셋값도 높은 수준에 머물러있어서 (남은 임기 동안) 하락 안정으로 가기에는 이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하락 안정화를 위해서는) 단기 공급이 이뤄져야 하는데 사실상 단기 공급은 다주택자들이 물건을 내놔야 나올 수 있다"며 "양도세 인하가 그 전제조건이며, 양도세 부분에서 현재 기조를 이어간다면 하락 안정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south@shina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