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0조 찍고 귀환' 이재용, 다음은 240조 M&A로 향하나
'미국 20조 찍고 귀환' 이재용, 다음은 240조 M&A로 향하나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1.11.2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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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 몰아 M&A 속도 예상…초점은 AI‧바이오 차세대 먹거리쪽
미국서 ‘구글‧MS‧아마존’ 빅테크기업 경영진과 회동 ‘연합 구축’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 도전 항해 시작…뉴삼성 밑그림 그려
8월 가석방 이후 반도체 ‘광폭행보’…관련 현장만 벌써 ‘4번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연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연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에서 20조원 투자를 확정짓고 돌아왔다. 반도체 신규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에 투자,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 도전 항해를 본격화한다. 또한 이를 시작으로 ‘뉴삼성’의 밑그림을 그리며 한동안 멈췄던 대규모 M&A(인수합병)에도 시동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삼성에 따르면, 지난 14일 북미 출장길에 올랐던 이재용 부회장은 10일간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 경영진과의 연쇄 회동을 마치고 이날 귀국했다.

이 부회장은 미국 출장기간 백악관에서 실리콘밸리까지 동서를 횡단하며 전방위로 뛰었다. 구글, MS(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버라이즌, 모더나 등 최고경영자와의 미팅은 물론 백악관 핵심 참모진과도 만남을 가졌다. 이를 통해 반도체부터 5G(5세대 이동통신) 등 IT는 물론 바이오 분야까지 우호관계를 구축했다.

실제 이 부회장은 미국 도착 직후인 16일 모더나 공동설립자를 만나 코로나19 백신 공조와 추가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가장 시급한 국가적 현안부터 챙긴 이 부회장은 이어 17일엔 버라이즌 CEO(최고경영자)와 만나 차세대 이동통신을 논의하며 IT 사업 확대를 알렸다.

이어 18일과 19일엔 미국 정책 심장부와 자리했다. 미국 연방의회 핵심의원을 만나 반도체기업 인센티브를 논의한데 이어 바로 백악관을 방문, 고위관계자와 반도체 공급망 문제를 단판 지었다. 백악관은 24일 삼성이 20조원 투자를 발표하자 즉각 성명을 통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 부회장의 투자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다.

이 부회장은 이어 20일엔 MS CEO, 아마존 경영진과 연이은 미팅을 통해 향후 협력을 도모했다. 또한 22일에는 구글 CEO와 만나 시스템 반도체와 ICT분야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가석방 이후 어렵게 잡은 출장 기회를 살리기 위해 광폭행보를 보인 것”이라며 “10일이란 짧은 시간에 핵심 경영 네트워크 구축과 투자까지 확정짓는 빠른 결단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24일 이 부회장의 귀국에 맞춰 확정된 미국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내 신규 파운드리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 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 선정하고 이곳에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입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투자에 백악관까지 환영 뜻을 내비친 이유는 중국과 반도체 패권 전쟁을 시작한 미국이 자국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악관의 적극적인 투자 요구에 이 부회장이 적극 부응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2019년 발표한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목표도 순항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부회장은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에 17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 부회장은 가석방 직후인 지난 8월 “메모리 절대 우위 유지,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도약 기반 마련”이라는 명확한 목표도 제시했다.

이에 맞춰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가석방 이후 △DS부문 사장단 간담회 △파운드리사업부 간담회 △백악관 및 미국 의회 핵심관계자 미팅에 이은 △미국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투자 결정까지 반도체 관련 현장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에 돌아온 이 부회장은 이 기세를 몰아 M&A에도 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 8월 향후 3년간 240조원을 신규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대규모 M&A를 예고한 상태다. 투자 초점은 IT를 중심으로 한 AI분야와 바이오 등 차세대 먹거리 쪽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의 최근 M&A는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게 마지막이다.

이 부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길에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해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kja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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