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더 회복하는 ‘일상’…포화로 치닫는 ‘병상’
점점 더 회복하는 ‘일상’…포화로 치닫는 ‘병상’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1.11.22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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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병상대기자 900명대 ‘최다’…중환자실 가동률 81.5%
정부 “병상확보 만전” vs 의료계 “이미 비상계획 발동 시기”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코로나19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사진=연합뉴스)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코로나19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사진=연합뉴스)

전국 학교가 전면등교를 시작하며 ‘일상회복’에 한걸음 더 다가갔지만 확진자가 집중된 수도권의 의료 대응 여력은 한계로 치닫고 있다.

수도권에서 병상 배정을 기다리는 대기자가 900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해 현장에서는 “이미 비상계획을 발동할 시기가 지났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수도권의 1일 이상 병상 배정대기자 수는 907명으로 전날(804명)보다 103명 증가했다. 대기시간은 △1일 이상 385명 △2일 이상 223명 △3일 이상 162명 △4일 이상 137명이다.

이달부터 시행된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곳곳이 활력을 되찾고 있다. 특히 이날부터는 전국 유치원, 초·중·고등학교가 전면등교가 2년 만에 시행됐다. 오랜만에 대면 수업에 나온 학생들은 “컴퓨터 화면이 아닌 교실에서 선생님과 친구를 마주한 사실이 좋다”며 밝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수도권의 의료현장은 ‘병상 부족’에 아우성치고 있다. 이날 병상대기자는 907명까지 치솟으며, 지난 1일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당시 '0명'이던 것과 비교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정부는 재택치료 확대로 병상부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병상 배정에 소요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중학생 자녀가 확진판정을 받아 생활치료센터 배정을 기다리고 있는 A씨(서울, 40대)는 “서울에 병상이 없어 제주도나 전라도로 입소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며 “센터 입소가 결정된 시점에도 어디로 갈지 모르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수도권 중환자 병상은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선 병상가동률은 81.5%로 80%를 웃돌았다. 서울에서는 전체 345개 중증 환자 병상 중 286개, 82.9%가 가동되고 있다.

정부는 병상 추가 확보 행정명령을 내리고 긴급환자는 비수도권으로 이송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유행이 전국으로 확산 될 경우 ‘병상 대란’의 속도만 가속화하는 ‘임시방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도 전원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각 병원별로 2~3명씩은 발생하고 있다”며 “지금은 서킷브레이커(비상계획)를 발동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시기가 이미 지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