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혼밥과 혼술이 대세, 서비스 마인드 변화 절실하다
[기고] 혼밥과 혼술이 대세, 서비스 마인드 변화 절실하다
  • 신아일보
  • 승인 2021.11.16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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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든든코퍼레이션 대표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혼밥’이라는 단어는 없었다. 당시 혼자서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다는 것은 상상 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1인가구가 늘면서 혼밥이라는 단어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노출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외식 형태마저 바꾸는 트렌드가 돼버렸다. 자연스레 외식 창업 아이템과 형태도 혼밥과 1인 가구에 맞춘 아이템들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1인가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2019년 전체 가구 20,343천 가구 중 1인 가구는 6,148천 가구로 30.2%를 차지했다. 이렇듯 1인 가구의 비중 증가는 주택과 식품, 가전 시장 등 각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1인 가구 주택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주택 정책뿐만 아니라 간편식, 1인용 전기밥솥, 가전 렌털 등 1인가구를 위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외식업계에서도 1인 가구의 소비형태를 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인 가구를 잡기 위한 매장 형태의 변화나 그들을 위한 메뉴 준비 등이 시급한 실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소비자 3000명을 대상으로 ‘외식소비행태' 설문조사를 진행 한 바 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월평균 외식 횟수는 14.8회였다. 반면에 혼자 외식을 한 횟수는 4.1회였다. 혼밥 외식이 늘면서 월평균 외식비용은 31만원에서 30만원으로 줄었다. 또한 나홀로 외식을 자주 즐기는 사람은 서울에 사는 20대 남성으로 파악됐고 특히 20대는 나홀로 외식 횟수가 월평균 6.3회에 달했다.

이 통계 수치가 시사하는 바는 아주 크다. 월 평균 외식횟수가 준 데에는 분명 물가 상승이 한 몫 했다. 밖에서 돈을 많이 쓰느니, 식자재를 사서 집에서 해먹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혼밥족은 다르다. 

혼밥족은 월 기준 주 1회씩은 외식을 하고 있다고 통계가 이야기 해준다. 특히 요리가 서툴고 식자재 보관에 서툰 20대 남성들은 홀로 나가서 밥을 먹는 것을 즐기고 있다. 외식 창업과 외식업계 마케팅이 20대 남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식당 창업을 고려하고 있는 이들은 이런 트렌드에 부합하는 외식 창업 아이템을 고려해야 한다. 이런 노력은 비단 아이템 뿐 아니라 식당 인테리어의 변화에도 깃들여져야 한다. 아이템을 정한 후 식당 안 테이블을 1인석을 배려한 식탁을 준비하거나 테이블 배치를 달리 하는 것이 그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혼자 와서 식사하는 사람이 불편함을 느낄 수 없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밥 한 번 먹으러 왔다가 밥 먹기 부담스러운 분위기라 느끼면 그 손님은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외식 트렌드 키워드로 빅블러(big blur·식당 무인화가 확산돼 외식업종 간 경계가 모호), 반(半) 외식의 확산(혼밥과 간편식이 발달해 외식과 집에서 먹는 밥의 구별이 불분명), 한식 단품의 진화(돼지국밥, 냉면 등 한 가지 메뉴를 전문으로 하는 한식당 증가) 등을 꼽은 바 있다. 예상이 거의 들어맞고 있는 가운데, 1인 가구의 증가는 앞으로도 확산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혼, 출산, 육아를 포기하며 사는 이들이 늘다 보니 그에 따른 식당의 변화는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예전과 같은 식당운영 마인드로는 더 이상 살아남지 못한다. 음식을 2인분 이상 시켜야 먹을 수 있다는 등 바쁜 점심시간대에는 혼자 밥을 먹지 못한다는 등의 구시대적 서비스 마인드를 버리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듯, 새 시대의 식당 운영은 새 마음으로 해야 할 것이다.  

/이철희 든든코퍼레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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