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기애애한 만남 가질 때 아니다”
“화기애애한 만남 가질 때 아니다”
  • 장덕중기자
  • 승인 2009.09.3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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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정운찬 국감’ 예고…예방 거부
인사청문회에서 계속되는 의혹으로 이어진 난관 끝에 국무총리로 임명된 정운찬 총리가 30일 여야를 예방해 취임인사를 하려 했지만, 여당만 만난 채 앙금이 남아있는 야당 대표들과는 만남을 갖지 못했다.

민주당은 '정운찬 국감'을 예고한 만큼 아직 정 총리와 화기애애한 만남을 가질 때가 아니라는 판단이고, 자유선진당도 가장 핵심인 '세종시 문제'에 대한 태도가 그대로인 정 총리를 만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의 경우 정 총리로부터 30일께 취임인사차 예방해 정세균 대표를 만나겠다는 뜻을 29일 전달받았지만 민주당 측이 만남을 추석 뒤로 미루자고 통보했다.

민주당은 이미 총리 임명동의안이 여당의 표결 강행으로 인해 통과된 상태에서 정 총리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들이 풀리지 않은 만큼, 앞으로 있을 국정감사에서도 이같은 내용들을 계속 문제로 다루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에 따라 지금 당장은 정 총리를 만날 때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추석 이후 시간이 좀 지나면 만남이 이뤄질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당초 이날 오후 4시에 예정돼있던 정 총리의 예방 일정을 취소했다.

선진당으로서 가장 민감한 문제이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세종시 수정 추진'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세종시에 대한 정 총리의 인식이 너무 잘못돼 있다"며 "그런 인식을 가진 분을 지금은 만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선진당은 추후 정 총리와의 만남을 어떻게 할 지도 정하지 않은 상태다.

민주당은 일단 일정을 연기하는 형식이었지만, 선진당은 아예 연기하겠다는 계획 등을 밝히지 않은 채 앞으로 만남을 갖게 될지 여부도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세종시 발언에 대한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는 정 총리와 이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두 야당이 취임인사도 나누지 않은 채, 이날도 세종시 문제 및 정 총리에 대한 야당의 지적이 이어졌다.

이회창 총재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및 당 5역 연석회의에서 "정 총리가 세종시를 과천 같은 도시로 할지, 송도와 같은 도시로 할지 고민 중이라는 말을 했다"며 "이것은 바로 정 총리가 세종시 즉,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대해서 기본적인 개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이어 "세종시는 행정중심기능, 그리고 도시자족기능을 복합한 도시"라며 "굳이 정 총리의 예를 인용하자면 과천과 송도를 합친 것과 같은 도시가 세종시와 유사한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세종시 설치의 주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수도권 과밀 억제인데, 수도권에 있는 과천과 송도를 예로 드는 것 자체가 전혀 합당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