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대란' 화물 업종 타격 도미노…택배업계 '촉각'
'요소수 대란' 화물 업종 타격 도미노…택배업계 '촉각'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1.11.09 15: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소수 품귀 장기화 시 배송대란 불가피 "뾰족한 해결책 없어"
서울 양천구 서부화물터미널에 주차된 화물차 사이로 관계자가 지나가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양천구 서부화물터미널에 주차된 화물차 사이로 관계자가 지나가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요소수 대란으로 화물 업종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택배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택배업계는 요소수 대란의 영향권에 아직까진 접어들지 않았지만, 상황이 장기화되면 일부 장거리 차량운행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9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요소수 품귀 현상이 택배업계에 단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적다. 현장에서 사용하는 적재량 1톤(t) 규모 소형 택배차량은 매일 장거리를 달리는 대형 화물차량에 비해 하루 운행 거리가 짧다는 게 이유다.

요소수 주입 주기는 평균적으로 차량 운행 거리와 비례한다. 소형 택배차량은 한 번 주입 시 2∼3개월간 운행할 수 있어 올해 연말까지는 요소수를 보충하지 않아도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요소수는 경유(디젤)·화물차량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NOx)을 물과 질소로 환원하는 필수 소모품이다. 질소산화물은 대기오염의 주원인이자 발암물질이다.

정부는 2016년 이후 제작·수입된 경유 차량에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 장착을 의무화했다. 요소수를 제때 주입하지 않으면 시동이 꺼지거나 출력이 저하돼 정상 운행이 불가능하다.

현재 국내서 운행 중인 경유 화물차량은 330만대로 추산된다. 이 중 약 200만여대는 SCR이 장착돼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택배 현장 차량은 SCR이 의무화되기 이전인 2015년까지 등록된 차량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 요소수가 필요한 차량은 극히 일부”라며 “지금 당장은 요소수로 인해 택배 배송에 차질을 빚는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요 도시 허브 터미널과 서브 터미널을 오가는 장거리 간선 택배차량의 운행 차질은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워질 수 있다. 이 여파는 지역별 물량이 모이는 서브터미널을 마비시켜 택배 대란을 불러올 수 있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연말까지 사용할 요소수는 남았지만, 이후까지 품귀 현상이 이어진다면 기업 차원에서의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업체들은 다른 공급처를 찾아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요소수 시장은 롯데정밀화학과 KG케미칼이 양분하고 있다.

fro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