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vs 김종인·이준석 ‘선대위 구성’ 기 싸움
윤석열 vs 김종인·이준석 ‘선대위 구성’ 기 싸움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1.11.0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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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하이에나" 발언으로 金 힘 실어… 尹측 "부적절한 발언"
尹 '선대위 확장' 외쳤지만… 결국 '킹 메이커' 김종인 전권 쥘듯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오른쪽)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1.8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오른쪽)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본격 대선주자로서 기지개를 켠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미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정치 초년생 대선후보와 0선 당 대표. 두 사람은 대선 국면에서 원활한 화학작용을 할 수 있을까.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인선 구성을 놓고도 두 사람 사이 불협화음이 먼저 들려오고 있다.

먼저 당 선대위 합류에 무게가 실린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면 재구성'을 선결조건으로 내걸었다. 김 전 위원장은 아직 뚜렷한 합류 의사는 밝히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의 '킹 메이커'가 될 것이라는 관측은 이전부터 있어 왔다.

이 대표는 8일 김 전 위원장이 합류 선결조건으로 윤석열 캠프의 전면 재구성을 요구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전 위원장이 캠프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윤석열 캠프의) 전면 재구성, 자리를 비우는 그런 과정이 있어야 되는 게 아닌가 이렇게 보여지는 것 같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앞선 6일 JTBC 인터뷰에서도 윤석열 캠프를 놓고 "내가 선거 과정에서 '하이에나'를, 김 전 비대위원장은 '파리떼'를 언급했었다"며 캠프 내 '가지치기'가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이 같은 이 대표 발언에 대해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의 입장을 대변해준 것 같다"며 "또 '정권 교체'를 넘어 '시대 교체'라는 아젠다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구(舊) 정치인들에 대한 2선 후퇴를 염두에 두는 것 같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윤 후보 측은 이 대표 발언에 대해 "충고의 뜻은 이해되나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는 부적절한 말"이라고 반박했다.

윤석열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용어 사용에 있어서 이 대표의 표현이 아니라, 어떤 정치인이라도 누군가를 대상으로 '하이에나' 등의 표현을 쓰면 그 내용을 긍정적인 용어로 받아들이는 분들은 아마 많진 않을 것"이라며 "누군가에게 상처나 비하가 되는 용어 사용은 조금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은 선대위 구성에서도 '플러스 알파'를 주장하고 있다. 본선에서는 중도 외연 확장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캠프 인선을 통해 확장성을 더욱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 후보는 7일 공개된 한 언론 인터뷰에서 "(경선) 캠프에 있는 사람들을 내보낸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경선캠프에서 우리 당을 지지하지 않았던 호남·진보 쪽 인사들도 영입했지만, 더 많은 영입과 역할 부여를 통해 확장성을 더 키워나가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결국 윤 후보도 김 전 위원장의 뜻을 따를 거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엄 소장은 "김 전 위원장은 중도, 경제민주화를 상징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합류하면) 플러스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국민의힘도 (김 전 위원장 합류 외에) 대안이 없기 때문에 김 전 위원장과 윤 후보가 타협해 손발을 맞추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후보 비서실장으로 4선의 권성동 의원을 선임했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