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 떼는 SK에코플랜트, 친환경 도약 '긍정'·외형 축소 '부정'
플랜트 떼는 SK에코플랜트, 친환경 도약 '긍정'·외형 축소 '부정'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1.11.0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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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집중 통해 '사업별 전문성·경영 효율' 제고 추진
환경 부문 안정적 수익성에도 전체 매출 감소는 부담
서울시 종로구 SK에코플랜트.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종로구 SK에코플랜트. (사진=신아일보DB)

SK에코플랜트가 친환경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플랜트 사업을 떼어내는 절차에 착수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별 전문성과 경영 효율을 높여 미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SK에코프랜트가 집중하려는 환경 사업의 안정적인 수익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사업 분할에 따른 외형 축소는 부담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8일 SK에코플랜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28일 △K-솔루션스사업그룹 △P-솔루션스사업그룹 △Gas&Power 사업그룹 △배터리사업그룹 및 Industrial 사업그룹을 물적분할해 계열사 '비엘에이치엔지니어링'이 흡수하는 방식으로 분할합병을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비엘에이치엔지니어링은 SK에코플랜트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이번에 분할하는 사업 부문은 반도체와 연료전지, 해외 화공플랜트 등을 제외한 플랜트 부문이다. SK에코플랜트는 플랜트 사업 중 일부를 떼고,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환경사업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별 전문성과 경영 효율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플랜트를 분할하는 것은 원래 검토 중이던 사안으로, 기존에 펴던 전략대로 친환경사업에 집중하기 위함"이라며 "사업별 전문성을 높이고 경영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SK에코플랜트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엇갈린다. 환경사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두고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환경사업이 건설업에 비해 거시 경제 흐름을 덜 타는 특성이 있어 안정적인 수익성이 담보된다는 분석이다. SK에코플랜트는 작년 'EMC홀딩스'에 이어 올해 하반기 '도시환경'과 '이메디원', '그린환경기술' 등 폐기물 처리업체 3개를 인수했다.

성태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기존에 강조하던 대로 환경사업과 함께 미국 연료전지 제조사 블룸에너지 지분 인수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플랜트 물량을 일부 떼어냈고, 환경과 에너지 사업에 집중하면서, 환경사업 비중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A 신용평가사 관계자도 "환경사업의 경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고, 건설업에 비해 경기 흐름을 덜 탄다"며 "기존에 펴던 전략대로 수익성이 높고, 경기 흐름을 덜 타는 환경사업을 강화하는 전략은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분할로 인한 매출 감소와 외형 축소는 부정적이다. 지난 상반기 별도 기준 SK에코플랜트의 산업 플랜트 매출액은 8354억원으로, 전체 매출액 3조4433억원의 24.3%를 차지했다.

B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분할하는 부분의 매출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매출 감소로 인한 외형 축소가 예상된다"며 "최근 환경기업을 잇달아 인수하고 있는 것에 따른 재무적 부담이 높아진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에코플랜트는 지난 9월 박경일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박 대표이사는 2023년 IPO(기업공개)를 목표로, 재무구조 개선과 친환경·신에너지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seojk052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