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넘치는 '짝퉁'…조폐공사 '수호신' 되길
[기자수첩] 넘치는 '짝퉁'…조폐공사 '수호신' 되길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1.11.0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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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적발된 라벨갈이 사례는 총 95건, 피해 금액은 1472억원어치로 나타났다.

특히 올 초부터 7월까지 적발된 금액만 1019억원으로 지난해 18억원의 57배에 달했다. 이 기간 적발 건수 역시 27건으로 작년 한 해(15건) 대비 두 배 가깝게 증가했다.

라벨갈이는 값싼 중국산 등을 국내산으로 속여 비싸게 팔아 부당하게 돈을 챙기는 일종의 '사기'다.

여러 상품 중 의류에서 가장 흔한데, 최근 5년간 의류 라벨갈이 적발 금액만 900억원이 넘었다. 

이런 라벨갈이 제품은 시중에서 유통된 것뿐만 아니라 조달청 계약을 통해 군이나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까지 납품됐다.

최근 5년간 조달청 계약을 통해 공공기관에 납품된 라벨갈이 물품은 총 12건, 금액으로는 85억원 상당이다.

한국조폐공사가 선보인 브랜드 보호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다.

먼저 특수 잉크를 적용해 만든 실로 만든 라벨은 전용기기를 가까이 대면 '삑' 소리가 나면서 해당 라벨이 붙은 상품이 '정품(正品)'임을 확인할 수 있다.

'Made in Korea'라는 문구는 베낄 수 있지만, 라벨에 적용된 '진위 기술'까지는 베낄 수 없어, 해당 기술이 널리 활용되면 '라벨 갈이'도 크게 줄 것으로 전망된다.

조폐공사가 보증하는 브랜드 보호 상표 '오키(Official Key)' 역시 넘쳐나는 '짝퉁'을 근절하는 데 힘을 보탤 전망이다.

'정품을 인증하는 '홀로그램' 스티커 역시 복제가 손쉬운 상황에서 '오키'는 보는 방향에 따라 이미지나 색상이 다르게 구현되는 기술로 정품임을 보증한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접수된 위조상품 침해 신고 및 제보 건수는 1만6693건에 달했다. 이는 작년 한 해 건수보다 2.5배 폭증한 수치다. 예전에는 해외 유명 브랜드 옷이나 패션 액세서리 등에 그쳤는데 최근에는 국산 화장품이나 건강식품은 물론 K-POP 아이돌 팬 상품까지 '짝퉁'이 넘친다.

이런 상황에서 조폐공사의 '오키'는 소비자가 손쉽게 정품을 확인할 수 있는 유효하고 유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한국조폐공사는 창립 70주년을 맞아 "신뢰 사회 구축과 국민 편의성 증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폐공사가 화폐라는 영역을 넘어 우리 사회 전반에서 '신뢰'를 보증해 대한민국 산업을 지키는 든든한 수호신이 되길 기대한다.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