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신호탄 이재현, CJ 4대 중심 축 체인지 "10조 투자"
부활 신호탄 이재현, CJ 4대 중심 축 체인지 "10조 투자"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1.11.0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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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전면 등장, '2023 중기비전' 직접공개…제3도약 예고
'문화‧플랫폼‧치유‧지속가능성' 4대 엔진 제시…인재확보 '몰입'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030 중기비전을 직접 밝히고 있다.[사진=CJ]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030 중기비전을 직접 밝히고 있다.[사진=CJ]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부활 신호탄을 쐈다. 203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하는 중기비전을 직접 내놓으며 간만에 전면에 나섰다.

조세포탈 혐의로 실형을 받았던 이 회장은 2016년 석방 후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하지만 전문경영인을 전면에 내세우고 자신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모습을 감춰왔다.

이 회장은 3일 특별 제작된 동영상을 통해 얼굴을 직접 내밀고 4대 성장엔진인 ‘C.P.W.S.’ 중심의 중기비전을 밝혔다. ‘C.P.W.S.’는 컬처(Culture,문화), 플랫폼(Platform), 웰니스(Wellness,치유), 서스테이너빌러티(Sustainability,지속가능성)다. 여기에 10조원을 투자해 미래혁신을 이룬다는 방침이다.

이날 영상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이 회장은 사업현장 직원들이 강한 실행 의지를 밝힌 것에 대해 응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이 회장이 사업비전에 대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직접 설명한 것은 2010년 ‘제2 도약 선언’ 이후 처음이다.

이 회장은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과감한 의사결정에 주저하며 인재를 키우고 새롭게 도전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키지 못해 미래 대비에 부진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기존 4대 사업군인 ‘식품&식품서비스, 바이오&생명공학,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신유통&물류’를 4대 성장엔진으로 바꿔 제3의 도약을 이룬다는 복안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CJ는 트렌드 리딩력, 기술력, 마케팅 등 초격차역량으로 미래 혁신성장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를 주도할 최고인재들을 위해 조직문화를 혁명적으로 혁신, 미래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래와 인재’를 그룹경영 핵심 키워드로 잡은 것이다.

CJ가 내세운 4대 미래성장엔진(C.P.W.S).[그래픽=CJ]
CJ가 내세운 4대 미래성장엔진(C.P.W.S).[그래픽=CJ]

4대 성장엔지별 추진 계획을 보면, 컬쳐 분야에서는 CJ가 만드는 음식, 음악, 영상 콘텐츠, 뷰티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서비스와제품을 세계인이 즐기도록 하는 게 목표다. 이에 맞춰 CJ제일제당은 글로벌 한식 브랜드 비비고(bibigo)를 중심으로 만두·치킨·K소스 등 글로벌 전략제품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 CJ ENM 엔터테인먼트부문은 스튜디오드래곤에 이어 장르별 특화 멀티 스튜디오 설립을 추진한다.

플랫폼에서는 CJ 계열사가 보유한 디지털 플랫폼, 물류 인프라 등을 토대로 데이터 기반 고객중심 경영을 가속화해 디지털 영토를 확장한다. 이에 맞춰 티빙(TVING)은 2023년 가입자 800만명 돌파를 목표로 네이버, JTBC 등 파트너사들과 함께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CJ대한통운은 TES(Technology, Engineering, System & Solution)로 대표되는 물류기술을 기반으로 풀필먼트 서비스 확대를, CJ ENM 커머스부문은 버티컬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CJ올리브영은 글로벌 K-뷰티 전문 플랫폼 지위를 굳힌다.

웰니스 분야에는 CJ제일제당의 기존 건강기능식품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차세대 치료제 중심 레드바이오를 확장, 개인맞춤형 토탈 건강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한다.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천랩’을 인수한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며,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 진출도 추진 중이다.

서스테이너빌러티에서는 친환경·신소재·미래식량 등 혁신기술 기반의 지속가능한 신사업을 육성하고 미래 탄소자원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한다. CJ제일제당은 ‘비건’ 트렌드에 대비할 대체·배양육 분야 기술확보를 위한 글로벌 투자에 나선다.

CJ 관계자는 “그룹의 투자와 역량을 4대 미래성장엔진에 집중, 3년내 그룹 매출 성장의 70%를 4대 미래성장엔진에서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CJ그룹 주요 실적 및 사업 히스토리.[그래픽=CJ]
CJ그룹 주요 실적 및 사업 히스토리.[그래픽=CJ]

이 회장은 최고인재 확보와 조직문화 혁신에도 나선다. 이 회장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은 인재”라며 “‘하고잡이’들이 다양한 기회와 공정한 경쟁을 통해 그 동안 다른 기업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보상을 받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일터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CJ는 인재발탁의 기준을 연공서열이 아닌 능력과 의지로 바꾸는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또 기존 조직에서 벗어나 새 사업에 도전할 기회도 제공한다. 독립조직인 CIC(Company In Company)와 사내벤처를 활성화한다.

이 회장은 “우리의 일상을 항상 건강하고 즐겁게, 전세계인의 삶을 흥미롭고 아름답게, 지구를 지속 가능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새 지향점”이라고 말했다.

kja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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