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LG에너지솔루션…'재무통' 권영수, 배터리 재정비 속도
날개 단 LG에너지솔루션…'재무통' 권영수, 배터리 재정비 속도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1.11.0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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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취임, IPO 등 중대 현안 앞두고 리더십 발휘 기대감↑
전자·화학·통신 분야 두루 경험…LG에너지솔루션 위상 강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 [사진=LG에너지솔루션]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재무통’ 권영수 LG그룹 부회장의 신임 대표이사 취임과 함께 핵심사업 투자 확대와 사업 재정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권 부회장은 당장 대규모 리콜 사태로 주춤했던 LG 배터리 사업을 재정비하고, 기업공개(IPO) 전반을 진두지휘하면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6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그룹 내 위상은 강화된다. 업계 안팎은 중대한 경영 현안에 직면한 LG에너지솔루션에서 경영능력을 검증받은 권 부회장의 리더십이 빛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외 배터리업체들은 최근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SK온은 북미서만 약 150기가와트시(GWh)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전 세계 주요 거점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삼성SDI도 최근 북미 진출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수주 확대에 나섰다. 글로벌 배터리업체 1위와 4위인 CATL과 BYD는 중국이 선점 중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중심으로 애플, 테슬라 등 주요 파트너사를 확보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최근 현대차, GM,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계획을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들 업체와 계약을 맺은 총 200조원의 수주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내년엔 IPO도 앞뒀다.

권 부회장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해진 셈이다.

권 부회장은 배터리 사업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이 뛰어난 경영자로 평가받는다.

권 부회장은 지난 43년간 LG그룹에만 몸담은 ‘정통LG맨’으로 전자·화학·통신 분야를 두루 경험한 전문경영인이며, LG 배터리 사업을 일군 주역으로 꼽힌다.

그는 2012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아 아우디, 다임러 등 글로벌 유수의 완성차 업체로부터 수주를 따냈다. 취임 2년 만에 전기차 배터리 파트너사는 10여개에서 20여개로 늘렸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중대형 배터리 사업부문을 글로벌 1위로 끌어올리는 데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권 부회장은 이후 2015년 LG유플러스 부회장을 역임하며 2년 동안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도 거뒀다.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 클라우드, 드론 관제시스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을 선보이며 신사업 발굴·육성했고, CJ헬로비전 인수에 적극 나서며 추진력을 인정받았다.

권 부회장은 일련의 노하우를 살려 LG에너지솔루션에서 △전고체 배터리 개발·양산 △생산 과정 안정성 강화 △배터리 생산 라인업 확대 등 LG에너지솔루션이 직면한 과제에 힘을 쏟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당장 GM 대규모 리콜 사태로 불거진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안전성 논란을 잠재워야 한다. 또, 최근 안전성을 강화한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양산에도 사활을 걸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30년을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에 사용되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배터리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진단 소프트웨어를 적용하고 불량품 선별 진단 기능을 고도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주력 생산하던 NCM(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배터리에 LFP 배터리를 더해 생산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했다. 테슬라, 메르세데스 벤츠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LFP 배터리 탑재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가운데, 글로벌 파트너사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라인업 확장도 필수다.

권 부회장은 배터리 연구·개발과 더불어 △양극재 자체 생산 △분리막 사업 가동 △원재료 공급망 구축 등 대규모 투자 관련 중책도 총괄한다.

LG에너지솔루션 양극재 생산 능력은 올해 8만톤(t)에서 오는 2026년 26만t으로 확대한다. 분리막 사업은 4분기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기업 지분 인수와 장기 구매계약을 통해 오는 2023년부터 6년간 니켈 총 2만톤t을 공급받는다.

특히, 권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IPO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권 부회장은 구광모 회장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경영자”라며 “그룹 내 핵심사업인 배터리 관련 시장이 최근 급속히 성장하고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이번 인사는 구 대표의 의지와 믿음이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fro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