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ESG의 단순화, 2030년까지 1.5도
[기고] ESG의 단순화, 2030년까지 1.5도
  • 신아일보
  • 승인 2021.11.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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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용 동반성장위원회 전문위원
 

올 한 해 주요 이슈를 순위로 매긴다면 당연히 맨 위쪽을 차지하는 것이 코로나19와 ESG일 것이다. 코로나19는 세계적인 팬데믹 현상으로 다양한 해결책을 모든 국가가 찾고 있어서 대략적 극복 방안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ESG는 그렇지 않다. ESG라는 독특한 용어에 대한 수많은 정보의 과부하(Information Overload)는 피로감을 유발하여 ESG에 대한 거부감을 양산하고 있다.

해결책을 찾으려면 문제를 단순화해야 한다. ESG의 핵심은 인류의 지속가능성의 위기이다. 기온상승으로 인한 홍수, 산불, 질병 등과 같은 기후변화는 기업은 물론 인류 전체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원인은 확실하지 않지만 지구 평균 기온 상승 자체는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UN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제6차 보고서는 66개국 연구자 234명의 1만4000편 논문을 기반으로 작성됐다. 1850년 기준으로 현재 지구의 평균기온은 1.09도 상승하였으며 상승폭이 1.5도에 달하면 지구에 큰 기후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보고하면서 1.5도에 달하는 시기는 2030년 후반으로 예상하였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는 상상에 잠기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우주 멀리서 본 지구는 어떤 모습일까? 지구는 시속 1300km 자전하고, 시속 10만7000km로 공전하고 있다. 태양주위를 팽이처럼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태양도 지구처럼 자전과 공전을 하고 있는데 자전속도는 시속 7189km, 공전속도는 시속 79만km나 된다고 한다. 

우주 멀리서 지구와 태양을 바라본다면 엄청나게 빠르게 움직이는 태양 주위를 나선형으로 회전하는 지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구가 외부 충격 등으로 태양 궤도를 이탈하면 어떻게 될까? 차가운 우주로 떨어져나가서 얼어버리거나 태양에 흡수되어 녹아버릴 것이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태양이 유한하지 않다고 가정한다면 자전과 공전 궤도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고, 지구 온도가 1.09도 정도 올라가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닐 수 있다. 

다른 이유는 없을까? 많은 과학자들은 그 원인을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에서 찾고 있다. 이산화탄소농도와 지구평균기온의 증가가 비슷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어서다. 지구의 궤도변경 등으로 인한 기후변화는 대응할 방법이 없지만 이산화탄소 농도를 줄이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해 보인다.

최근 ESG가 대두된 이유는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과 급격한 기후변화이다. UN 등은 산업화이전인 지난 1850년보다 1.5도 이상 온도가 오르면 더 이상 인류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기후변화의 원인이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라면, 당연히 이산화탄소 농도를 줄이는 데 동참해야 한다. 얼마 전 국회가 이산화탄소 농도를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35%이상 감축하는 ‘기후위기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을 통과시킨 이유다.

정리하면 복잡한 ESG는 두 가지로 단순화할 수 있다. 1.5도, 2030년이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2030년에 가까워질수록 이산화탄소 농도 감축 관련 규제가 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전에라도 지구평균기온 상승이 1.5도에 가까워진다면 무시무시한 규제가 닥칠 것이다. 운 좋게도 2030년이 가까워져도 이산화탄소 농도가 크게 늘어나지 않고, 지구평균기온 상승도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 때문이든 지구 공전궤도의 변화 같은 다른 원인 때문이든 급격한 기후위기는 지구에서 살아가는 모든 인류에게 큰 걱정거리다. 인류의 대표조직인 정부와 산업화이후에 급격하게 늘어난 기업은 최근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외면하기 어렵다. 이것이 ESG경영이 한때 유행으로 끝나지 않고 2030년이 다가올수록 더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이승용 동반성장위원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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