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험사 '조건부' 고객중심경영
[기자수첩] 보험사 '조건부' 고객중심경영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1.10.28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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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험사들이 고객중심경영 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소비자패널 제도는 물론 소비자 협의처 운영, 디지털 신기술을 접목한 플랫폼 등을 구축하며 고객중심경영을 기업의 최우선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는 것. 저출산·고령화·MZ세대 등 시대와 환경변화에 따른 고객 니즈에 맞는 상품개발과 서비스에 고객 목소리를 담겠다는 것이다. 

다만, 소비자 피부에 와닿는 결제 편의는 고객중심경영에서 '쏙' 빠졌다.

실제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보험료 신용카드납 지수는 손해보험사 16.9%, 생명보험사 4.4%다. 전년 동기 대비 손해보험사는 0.7%p 상승했지만, 생명보험사는 0.15%p 하락했다.

신용카드납 지수는 전체 보험료에서 카드 결제 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보험사들이 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수료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에 적용되는 카드 수수료는 약 2% 선이다. 저출산과 고령화, 시장 경쟁 심화로 인한 저성장 등으로 자산운용 수익보다 카드 수수료가 높은 게 사실이다. 특히, 생명보험사는 보험료도 손해보험사보다 상대적으로 높고 기간이 길기 때문에 수수료 부담이 더하다.

반면, 상반기 자동차 보험 신용카드납 지수는 78.9%다. 자동차 보험은 다이렉트가 보편화 돼 있고 일 년에 한 번, 내는 금액도 크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일 년에 한 번 보험사를 바꿀 수 있고, 금액도 커 소비자 유입을 위해 편의를 최대한 맞추는 것이다.

아울러 보험사는 저축성 보험은 보험상품으로 분류되지만 은행 예·적금과 같이 예금 성격이 강하다는 이유로 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있다. 예·적금을 카드로 납부하지 않는다는 논리다. 

소비자 편의성 제고를 위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9월 보험료 카드 결제를 의무화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답보상태다.

이정문 의원은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가 기업의 이윤 추구에 막혀있는 꼴"이라며 "보험사 수수료 부담은 일정 부분 공감한다. 이에 카드사와 보험사에 대한 수수료율 재산정, 수수료 일부 소비자 부담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특히, 카드로(빚내서) 예금하지 않는다는 논리로 저축성 보험의 카드 납부가 불가하다면 우선 보장성 보험부터 조율해 나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보험료 카드 결제를 법적으로 강제할 근거는 없다. 

다만, 고객이 가장 필요로 하는 '보험료 카드 결제' 등의 편의는 외면한 채 혁신 경영이라는 그럴싸한 비전으로 고객중심경영을 외치는 모습은 보기 불편하다. 

이건 되고 저건 안되는 '조건부' 고객중심경영은 허울뿐인 탁상행정에 불과하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고객이 원하는 것을 즉시 처리하는 것이 진정한 '고객중심경영'이 아닐까?

qhfka7187@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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