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故 노태우 전 대통령 추모 물결… 김종인부터 이재명까지
정치권, 故 노태우 전 대통령 추모 물결… 김종인부터 이재명까지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1.10.2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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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87년 체제, 시대적 사명을 다했다" 
"빛·그림자 있다… 그래도 전두환과는 달라"
(서울=연합뉴스) 영국 출장 중이던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이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 되 부친의 빈소에 도착, 조문하고 있다. 2021.10.27 [사진공동취재단]
영국 출장 중이던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이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 되 부친의 빈소에 도착, 조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정치권 인사들이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연이어 방문해 추모를 이어갔다. 이날 빈소에는 원로부터 신진, 각 당 대선주자까지 다양한 정치 인사가 모습을 비쳤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빈소를 방문하지 않을 예정이다. 청와대는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이 문 대통령을 대신해 빈소를 찾아 조문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별세와 관련, "노 전 대통령은 5·18 민주화운동 강제 진압과 12·12 군사쿠데타 등 역사적 과오가 적지 않지만 88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북방정책 추진,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등 성과도 있었다"고 표명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박 대변인은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이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고도 덧붙였다.

가장 발 빠르게 빈소에 도착한 사람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40분께 빈소를 찾아 추도 시간을 가졌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선진국이 될 수 있는 상당한 기반을 갖추셨던 분이고, 역대 대통령 가운데 외교에 대해서는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고 노 전 대통령을 평가했다.

이 자리에는 김 전 위원장을 비롯해 노태우 정부에 몸담은 노재봉 전 총리나 '6공의 황태자' 박철언 전 의원 등 원로 정치인이 한데 모여 주목받았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노 전 대통령의 업적으로 '외교'를 꼽았다. 안 전 대표는 이날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먼저 "이 자리는 고인을 기리는 자리여서 그분의 공에 대해 말씀드리는 게 적절한 자리라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아울러 "고인께서는 1987년 개헌 이후로 당선된 첫 번째 민선 대통령이셨고, 소련의 붕괴, 독일의 통일 등 정말 혼란스러운 국제 현장 와중에서도 냉철하게 국제 상황에 대한 분석과 대처를 정말로 현실적으로 잘하셨다"며 "특히 북방 외교를 개척하셔서 우리 대한민국 시대의 소명을 제대로 완수하신 분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도 노 전 대통령 빈소에 방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 고인의 공과를 동시에 언급하면서도 노 전 대통령 일가가 피해 추징금 납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고, 그의 아들 노재헌 변호사가 가족을 대표해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사과한 사실을 주지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과(12·12 군사반란행위 등)를 오롯이 덮고 갈 수 없는 분들도 대한민국에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런 노력도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와는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선 그었다. 

대선 출마 선언을 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이날 오후 노 전 대통령 빈소를 방문해 조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오늘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면서 3김(金)이 세상을 떠났다"며 "87년 체제가 시대적 사명을 다한 것"이라고 봤다.

김 전 부총리는 "34년간 헌법이 안 바뀌었다. 대통령 중임제 개헌 등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제 7공화국 문을 열어야 한다"고 미래를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도 빈소를 방문해 조문했다. 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빛과 그림자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결코 그 빛의 크기가 그늘을 덮지는 못할 것"이라며 대통령 재임 시절 업적을 인정했다.

이 외에도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