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위드 펫' 커피빈 "펫팸족·비반려인 간 융화 집중"
[인터뷰] '위드 펫' 커피빈 "펫팸족·비반려인 간 융화 집중"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10.27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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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아 과장 "반려인 호응 높고 일반고객 거부감 없어"
한국인 4명 중 1명꼴, 2027년 관련시장 규모 6조원
업계 첫 '펫 프렌들리' 매장, 전용 멤버십 서비스 도입
펫 프렌들리 매장 프로젝트를 기획한 커피빈 운영팀의 정현아(좌) 과장, 김유진(우) VMD. [사진=박성은 기자]
펫 프렌들리 매장 프로젝트를 기획한 커피빈 운영팀의 정현아(좌) 과장, 김유진(우) VMD. [사진=박성은 기자]

대형 커피전문점 커피빈코리아는 최근 반려동물 친화의 ‘펫 프렌들리(Pet-Friendly)’ 매장 운영에 나서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인구 1500여만명, 4조원에 가깝게 성장한 만큼 선제적으로 ‘펫팸족(Pet+Family,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을 껴안으며 업계의 펫 프렌들리 트렌드를 주도하겠단 의지로 풀이된다. 

펫 프렌들리 프로젝트를 기획한 커피빈 운영팀의 정현아(사진 왼쪽) 과장은 “반려동물과 함께 매장에 오고 싶어 하는 커피빈 고객과 펫팸족의 니즈(Needs), 사회적 인식 변화 등을 고려해 펫 프렌들리 매장을 열게 됐다”며 “펫 프렌들리 매장 5곳 모두 펫팸족에게 호응을 얻고 있고, 일반 소비자들도 별다른 거부감 없이 매장 내 반려동물을 친근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1448만명이다. 한국인 4명 중 1명꼴이다. 저출산과 고령화, 1인가구 증가 등의 이유로 펫팸족 인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국내 반려동물 관련 산업규모를 올해 3조7694억원에서 2027년 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커피빈은 이 같은 소비 트렌드와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펫 프렌들리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내부에서 일부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식음료 매장 특성상 반려동물 입장에 따른 위생 이슈가 불거질 수 있고, 커피빈의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와 잘 맞지 않을 수 있단 걱정도 있었다. 개인 카페가 아닌 대형 커피전문점에서 반려동물 입장을 허용한 예도 찾기 힘든 상황이었다. 

정 과장은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높아지고, 커피빈이 지금의 트렌드를 적극 수용하면서 소비자와의 새로운 접점을 찾아보자는 판단에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며 “지난 7월 첫 매장(위례2차아이파크점)을 연 후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커피빈의 펫 프렌들리 매장은 1호점인 위례2차아이파크점을 비롯해 송파파크하비오점과 송파파크하비오B1점, 송파헬리오시티점, 동대입구역점 등 5곳이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정현아 과장과 김유진 VMD(버추얼머천다이저)를 만났던 동대입구역점의 경우 실내와 실외 테라스 공간으로 운영된다. 실내엔 펫팸족 편의를 위해 대기공간으로 활용되는 별도의 펫 울타리와 전용 간식 매대 등이 구비됐다. 

정 과장은 “펫 프렌들리 매장은 일반 매장과 달리 반려용품 전문 서비스 테이블을 통해 별도의 물과 탈취제, 펫티켓 안내 POP 등이 준비됐고 펫밀크와 펫 간식을 판매한다”며 “반려동물을 데리고 테이크아웃 주문을 하는 소비자를 위한 대기공간도 있다”고 설명했다. 

커피빈 펫 프렌들리 매장 5곳 중 한 곳인 '동대입구점' [사진=박성은 기자]
커피빈 펫 프렌들리 매장 5곳 중 한 곳인 '동대입구점' [사진=박성은 기자]
커피빈 자체 펫티켓(반려동물 에티켓) POP. [사진=박성은 기자]
커피빈 자체 펫티켓(반려동물 에티켓) POP. [사진=박성은 기자]
반려동물과 함께 온 소비자가 테이크아웃 메뉴를 주문할 때 대기공간으로 활용하는 별도의 펫 울타리. [사진=박성은 기자]
반려동물과 함께 온 소비자가 테이크아웃 메뉴를 주문할 때 대기공간으로 활용하는 별도의 펫 울타리. [사진=박성은 기자]
반려인이 매장에서 구매 가능한 펫 전용 간식들. [사진=박성은 기자]
반려인이 매장에서 구매 가능한 펫 전용 간식들. [사진=박성은 기자]

또 반려견을 위한 애견 전용 방석과 식기 대여 서비스를 함께 한다. 최근엔 펫 밀크로 만든 반려동물 전용의 음료 ‘퍼푸치노’를 출시했다.  

인터뷰 동안 반려동물과 동반한 고객이 음료를 주문하거나 실내 공간을 어슬렁거리는 반려묘도 종종 볼 수 있었다. 매장 내 일반 소비자들도 반려동물 입장에 딱히 거부감을 보인 분위기는 아니었다. 반려동물에 대한 포용과 친밀도가 과거보단 많이 높아진 게 체감됐다. 다만 반려동물을 꺼리는 일반 소비자도 여전히 있다. 커피빈도 이 점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정 과장은 “(이런 점을 의식해) 반려인과 비(比)반려인 공간을 분리하잔 의견도 있긴 했다”면서도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자연스럽게 융화되는 게 커피빈의 펫 프렌들리 취지와 맞다고 보고, 공간분리 대신 자유로운 분위기 가운데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고 고객들과 소통하며 매장 운영·관리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행스럽게 아직 매장 이용 불편에 대한 얘기는 거의 없고, 펫팸족과 일반 소비자 다수가 펫 프렌들리 매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입소문도 내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커피빈은 이달 초 기존의 퍼플 멤버십 서비스에 반려동물 전용 ‘펫 멤버스’를 도입하고 사람의 주민번호처럼 ‘펫민번호’를 발급해주고 있다. 펫 회원제 서비스 역시 업계에선 처음이다. 반려동물 생년월일과 성별, 견종·묘종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고유의 펫민번호가 발급된다. 등록된 펫 계정으로 펫 프렌들리 매장에서 펫 전용 메뉴를 구매하고 스탬프를 적립하면 별도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도입한지 3주도 안 돼 5000여 마리의 반려동물이 펫 멤버스에 가입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정 과장은 “펫 멤버스 도입으로 반려인을 위한 종합적인 마케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커피빈은 펫 프렌들리 매장과 전용 메뉴 등을 꾸준히 확대하며 ‘With Pet(위드 펫)’ 커피전문점으로도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