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성장잠재력 급락…"10년 내 멈출 수도"
한국경제 성장잠재력 급락…"10년 내 멈출 수도"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1.10.2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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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 2010년 6.8%→2020년 0.9%…5.9%p↓
잠재성장률 2010년 8.3%→2020년 2.2%…6.1%p↓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자료=한국경제연구원)

1997년 외환위기에 이어 2009년 금융위기 그리고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등 세 차례 경제 위기로 한국경제의 저성장 기조의 구조적인 고착화로 성장잠재력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으로 10년 뒤에는 우리 경제 성장이 멈출 수 있단 가능성까지도 제기됐다.

27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낸 '성장률 제고를 위한 전략과 비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경제의 성장과 소비·투자 등 대부분 거시경제 지표가 암울한 결과를 보였다. 

경제성장률은 지난 2010년 6.8%에서 지난해에는 0.9%로 급락했다. 

또 국내총생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 및 투자에서 민간소비성장률은 같은 기간 4.4%에서 -5.0%로 역성장하며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우리 경제 성장 엔진인 수출증가율은 2010년 13.0%에서 2020년 -1.8%로 하락했고, 2010년 2.9%였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한국은행 목표치인 2.0%를 크게 밑돈 0.5%로 집계됐다.

반면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될 청년들이 취업이 악화하면서 청년 실업률은 2010년 7.7%에서 2020년 9.0%로 증가했다.

한경연이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경제 잠재성장률은 세 번의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과거 8.3%에서 최근 2.2% 수준으로 가파르게 떨어졌다. 문제는 앞으로 10년 내 잠재성장률은 현재보다 더 낮아져 0%대에 진입할 수 있단 어두운 전망까지 제기됐다는 점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 및 수출 호조에 따른 경기회복세가 일단락할 것으로 예측되는 내년 이후 거시경제지표가 어둡게 전망되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 한경연은 잠재성장률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성장전략의 한계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경직적 노동시장 및 기술 혁신성 둔화를 꼽았다.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글로벌 주요국 중 가장 빠른 수준의 속도로 하강하고 있다"며 "성장정책의 한계 속에서 생산요소의 양적 확대와 모방형 기술진보에 기대왔던 것이 잠재성장률 하락의 주요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한경연은 차기 정부는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경제 정책을 1순위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경연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성장 사다리를 복원하려면 규제 혁파를 통해 기업의 과감한 투자를 이끌고,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유연한 노동시장으로 전환해 나가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실현을 위해서라도 성장률 제고가 차기 정부의 정책 1순위 과제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