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포커스] 김종인, 대선판에서 연일 상한가… 이유는
[정치포커스] 김종인, 대선판에서 연일 상한가… 이유는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1.10.27 16: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치 멘토' 누구 선택할까… 정치권 초미 관심사
18대 대선·2016 총선 승리 이끌어… 여의도 차르
金 "아직 결정 안 했다"지만… 정계 복귀 준비 중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 국면에서 대선주자들 보다 더 주목받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정치 멘토'로 꼽히는 김 전위원장을 선택을 받게 될 대선후보가 과연 누구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김 전 위원장의 모습. (사진=김종인 전 위원장 페이스북)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 국면에서 대선주자들보다 더 주목받고 있는 모양새다. 정치권에서는 '정치 멘토'로 꼽히는 김 전 위원장의 선택을 받게 될 대선후보가 누구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정치력 보완' 시급한 尹,
김종인 모시기 가장 열성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김종인 모시기'에 진심인 모습이다. 

윤석열 캠프 김경진 대외협력특보는 26일 본지와 연락에서 "다음달 5일 (윤 후보가) 본 경선 후보로 선발되면 (김 전 위원장이) 도와주시리라고 생각한다"며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간에 긴밀한 통화, 만남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긴밀한 사이'임을 재차 강조했다.

이들이 '다음달 5일이 지나 봐야 안다'는 김 전 위원장을 향해 킹 메이커 자리를 끊임 없이 권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윤 후보 경우 본 후보가 되도 리스크(위험)가 굉장히 많다"고 바라봤다. 그동안 도마 위에 오른 실언들도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뿐더러, 잇따른 논란 여파로 유권자 가운데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본선 경쟁력을 우려하는 의견도 제기된다는 설명이다.

즉, 이들에게는 김 전 위원장의 정치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윤 후보는 '반문재인'이라는 상징성은 확실히 갖췄다. 반면 미숙한 정무 감각은 줄곧 지적 대상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정치 경륜을 지닌 김 전 위원장을 반드시 캠프에 영입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김 전 위원장이 윤 후보를 '픽'했다며 보수 진영 대권주자로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김 특보는 지난 25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떠돌아다니는 소문에 홍 의원이 김 전 위원장에게 독대를 요청했는데 거절을 했다고 하더라"고 말해 도마 위에 올랐다.

홍준표 캠프 관계자는 26일 본지와 통화에서 "우리가 김 전 위원장에게 '모시고 싶다'고 접촉한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 영입이 절실할 수 있다"며 "홍 후보 경우 스스로 정무적 판단이나 결단을 내릴 수 있는 반면 윤 후보는 그럴 수 없다는 게 지난 3개월 동안 드러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홍 후보 역시 같은 날 KBS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김종인 위원장은 경선에는 관련 없는 사람"이라며 "경선에 도움을 받으면 영남의 보수층들이 전부 싫어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경선에는 김종인 위원장을 만날 필요도 없고 내가 만나자고 연락한 일도 없다"고 부언했다.

◇金, '킹 메이커' 선 배경은
이슈 생성·선도 능력 탁월해

킹 메이커, 왕을 만든 사람. 김 전 위원장을 킹 메이커 자리에 올린 건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전부터 정치권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며 '선거의 제왕'이라 불렸지만 2012년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당시 후보를 당선시키며 킹 메이커로 우뚝 섰다. 

이어 2016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하며 그해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에게 123석(비례 포함)을 안겨줘 여소야대 국회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나아가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19대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이루는 데 큰 기반이 됐다. 우회적인 킹 메이킹을 한 셈이다.

'정치인 김종인'의 가장 큰 장점은 판세를 잘 읽는다는 것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을 "이슈를 만들어 내고, 주도해 가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재 정치권에) 김 전 위원장만큼 정치력이 '물에 오른' 인물이 없다"고 바라봤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김 전 위원장에게 합류할 경우 지휘봉을 내주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표는 지난 25일 연합뉴스TV와 인터뷰에서 "최종 후보가 누가 되든 김 전 위원장의 총괄적인 지휘 능력이나 메시지 전달 능력을 꼭 활용해야만 우리가 대선 승리에 가까이 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평론가는 "국민의힘은 당내 분열도 심하고, 단결이 잘 안 된다"며 "(김 전 위원장이 합류하면) 이런 부분을 가지치기하면서 전체적으로 이끌어갈 능력을 보완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새로운 물결(가칭)'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오른쪽)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킹' 되려면 검증 통과해야"
내달 5일 이후 국힘? 제3지대?

정작 당사자인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최종 대선후보가 뽑히는 11월 5일 이후 자신의 결심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판단을 유보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4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새롭게 세운 '새로운 물결' 창당발기인 대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남에서 "다음 대통령 후보가 될 사람은 대통령이 돼 나라를 이끌어가는 데 확실한 비전과 계획이 있고 그것을 지킬 가능성이 있는 후보인지 내가 확인하지 않으면 절대로 (킹 메이커 역할을) 안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킹'이 되기 위해선 먼저 자신의 사전 검증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엔 정무적 판단이 기저에 깔려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 국민의힘 당내 경선은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각축을 다투고 있는 상황이다. 이 경우 특정 후보 한 명을 지지하더라도 11월 5일 이후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

아울러 제3지대 문도 열려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전부터 경제민주화 등 경제 관련 아젠다에 집중해 왔다. 이를 들며 대선 출마 선언 후보 가운데서는 김동연 전 부총리가 김 전 위원장의 입맛에 맞는 후보일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는 실정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거대 양당에서 마땅한 후보가 없을 경우 김 전 위원장이 제3지대로 가 '김동연-안철수' 편대를 짤 수 있다고 본다.

이 평론가는 "김 전 위원장이 제3지대에 합류해 판을 흔들 가능성도 있다"며 "제3지대 후보가 지지율 10% 이상을 확보하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의 정계 복귀는 당연한 수순으로 보여진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은 현재 정계 복귀 채비를 하고 있다. 이들은 김 전 위원장이 이 대표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정계 복귀 준비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이를 국민의힘 복당으로 연결짓기는 다소 매끄럽지 못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