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만에 靑서 회동… 문대통령 "경쟁 후 하나가 되는 것 중요"
이재명 "공감 많이 가", "文정부 일원"… 본격 지지층 끌어 안기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회동했다. 이 후보가 지난 10일 민주당 경선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 16일만이다.
이날 회동에서 문 대통령은 '정치 중립'을 의식, 비교적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고,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기원하며 '민주정부 계승' 의지를 드러냈다.
우선 문 대통령은 이 후보에게 "대선은 결국은 국민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겪어보니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정책 같다. 대선 과정에서 좋은 정책을 많이 발굴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그 다음에 그 정책을 갖고 다른 후보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한다면 그 과정 자체가 국가발전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어 "그렇게 해서 완성된 정책이 또 다음 정부를 이끌어 가는 하나의 설계도가 되는 셈"이라며 "대선 과정에서 정책을 많이 더 개발하고, 정책을 통한 선의의 경쟁을 펼쳐 주십사 하는 것을 이 후보께도 부탁드리고, 또 다른 후보들께도 똑같은 당부를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문 대통령은 "경쟁을 치르고 나면 그 경쟁 때문에 생긴 상처를 서로 아우르고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일요일(24일) 이낙연 전 대표와의 회동이 아주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는 "이렇게 일대일로 뵙기가 참 쉽지 않은데 초대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어제 대통령께서 시정연설하신 내용을 보니 제가 하고 싶은 얘기가 다 들어 있어서 너무 공감이 많이 갔다"고 화답했다. 문재인 정부와의 공통점을 부각하는 것이다.
또한 이 후보는 "대통령께서 지금까지 민주당의 핵심가치인 민생, 개혁, 평화의 가치를 정말 잘 수행하신 것 같다"며 "저도 지금까지도 최선을 다했지만 앞으로도 우리 문재인 정부 성공, 역사적인 정부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저도 경기지사로 문재인 정부의 일원 아닌가"라고 말하며 '원팀'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이 후보의 발언은 경선 갈등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여권의 지지세를 결집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최근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정권교체론'을 언급해 친문 진영 일각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논란을 불식시키며 친노·친문 지지층을 끌어안으려는 것이다.
아울러 이날 회동에서는 최근 정치권 최대 이슈인 '대장동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회동에 배석했던 이철희 정무수석은 차담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대장동의 '대'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부동산에 대해서도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며 "(정치적으로) 오해될 수 있는 발언은 아예 두 분께서 피하려고 노력하시는 것처럼 보였고 실제로 그런 발언은 일체 나오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한편 청와대는 야당 후보와도 면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수석은 '야당 후보도 면담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야당) 후보가 요청하면 검토해볼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번 회동은 과거 전례에 준해서 하는 것으로, 대통령이 여야를 막론하고 후보를 만나거나 정치인을 만나는 것 자체를 선거법이 금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충분히 전례나 선관위와 협의를 통해서 가능하다는 판단에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