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4번 맞은 남성…"증명서 때문에 위험 감수"
화이자 백신 4번 맞은 남성…"증명서 때문에 위험 감수"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1.10.2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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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부작용 없이 건강"… 질병청 "처음 들어본 이야기"
왼쪽은 미국에서 2차례 접종한 내용이고 오른쪽은 국내서 접종한 증명서.(사진=제보자 A씨 제공/연합뉴스)
왼쪽은 미국에서 2차례 접종한 내용이고 오른쪽은 국내서 접종한 증명서.(사진=제보자 A씨 제공/연합뉴스)

국내의 한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을 4번이나 접종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사업상 외국을 자주 오가면서 접종증명서가 필요했지만 해외에서 발급 받은 접종 카드로는 한국 보건당국의 접종증명서 발급이 거부되면서 다시 백신을 맞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관계 기관들에 따르면 부산에 거주하는 40대 남성 A씨는 올해 초 미국에서 사업차 국내로 입국하면서 지난 4월과 5월 두차례에 걸쳐 화이자 백신을 접종했다. 14일 격리 의무가 면제되는 백신 접종 혜택을 받기 위한 결정이었다.

이후 A씨는 11월초 다시 태국으로 출장을 가게 되면서 한국 정부가 발급해주는 백신 접종 증명서가 필요하게 됐다. 그는 일선 보건소와 질병관리청 등에 문의 했지만 미국 백신접종 카드로 접종증명서를 받을 수 없었다.

상황이 이러하자 A씨는 결국 지난 9월27일과 이달 18일 다시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보건 당국에 제출하는 서류에는 ‘백신을 접종한 적이 없다’고 허위 기재했다. A씨는 4차례 접종에도 특별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질병청 관계자는 “코로나 백신을 4번 접종한 사람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다”면서 “접종증명서는 국적을 떠나 누구든지 한국에서 백신을 접종했을 때 발급해주며 해외에서 접종한 기록으로는 증명서를 발급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A씨는 “서류 한장 발급받으려고 위험을 감수해야만 했다. 질병청에 상황을 설명하자 놀라면서 '위험하다. 그러면 안된다'고 말하더라”며 “보건 당국과 접촉하며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질병청 관계자가 내 이야기를 듣고 걱정해줘 위안이 됐다”고 말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