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절반 성공' 의기소침…중장기적 관심은 유효
누리호 '절반 성공' 의기소침…중장기적 관심은 유효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10.25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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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0년간 위성 100기 이상 발사 계획…국내 우주개발 '박차'
결국 방위산업과 연계…지속적 성장 기대로 관련주 전망 긍정적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사진=연합뉴스)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지난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절반의 성공을 거두며 발사 당일까지 상승했던 누리호 관련주가 다음날 3~4%대 하락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국내 항공산업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든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관련주 투자가 유효할 것으로 판단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누리호 관련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KAI)는 지난 22일 전일 대비 각각 4.46%, 4.68% 떨어진 4만7100원, 3만1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까지 누리호 발사 성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대 5만100원, 3만3700원까지 올랐던 이들 주식은 장 마감 후 발사된 누리호가 목표에 완벽하게 이르지 못하며 그다음 날인 22일 4% 넘게 빠졌다.

위성항법시스템 장비 업체인 LIG넥스원과 인공위성 시스템 개발 기업 쎄트렉아이 역시 이날 전일 대비 각각 1.58%, 6.17% 내린 4만6750원과 5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누리호 발사가 부분 성공에 그침에 따라 투자자들의 아쉬움이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는 목표 궤도인 700km 상공까지 비행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함께 싣고 올라간 위성모사체(가짜 인공위성)를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시장에서 이 이벤트를 기다려왔기 때문에, 누리호 발사가 부분적인 성공에 그친 데 따른 매도 흐름이 있는 것 같다"며 "다만 전망을 봤을 때 비록 이날 발사는 완벽하지 못했지만, 1단 엔진 분리와 페어링, 2단 엔진 분리 등 대다수 과정이 잘 작동됐기 때문에 이번 누리호 발사는 긍정적인 요소가 더 많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 국내 우주산업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주의 중장기적 투자가치가 크다고 봤다. 누리호를 필두로 한국의 독자적인 우주산업 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누리호는 국내 최초의 저궤도 실용위성 발사용 로켓으로, 순수 국내 기업 기술로 설계부터 제작, 시험, 운용 전 과정이 진행됐다. 한국항공우주가 총 조립을 맡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엔진을 납품했다.

윤창배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5월 한·미 미사일 지침 폐지와 지난 21일 누리호 발사를 기점으로 국내 우주산업 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누리호 발사는 한국의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과 우주 개발 역량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데, 이미 누리호 개발에 300여 개 민간 기업이 참여하는 등 국산화가 추진되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민간 참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정부는 향후 10년간 공공분야에서만 100기 이상의 위성 발사를 계획하고 있고, 국내 우주산업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 투자에 꾸준한 지원의 뜻을 밝혔다"며 "앞으로 국내 발사체 시장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우주산업이 결국 방위산업과 연관된다는 점을 생각해봤을 때, 방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성을 가지기 때문에 관련주 투자 역시 유망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동헌 연구원은 "우주산업에서 결국 우주 관련 모멘텀은 일부이며, 다수는 방산업과 연계된다"며 "방산업의 경우 앞으로 내수가 늘어난다거나 수출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남아있고, 원가 부담이나 공급망 부담도 없어 주가 전망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