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족지계(止足之戒)...2022년 상반기 충남도 부단체장 인사
[기자수첩] 지족지계(止足之戒)...2022년 상반기 충남도 부단체장 인사
  • 김기룡 기자
  • 승인 2021.10.2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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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분수에 맞지 않는 더 이상의 욕심을 경계하는 고사성어로 지족지계(止足之戒)가 있다. 이 성어는 중국 남북조시대 양나라 '임방'의 '왕문헌집서'를 그 출전으로 한다. 자신의 본분을 잊고 분수에 맞지 않은 행동을 하면 결국 따라가지도 못하고 탈이 난다는 교훈이다. 자신의 분수를 지키며 살라는 이야기다.

같은 의미로 우리 속담에는 '사주팔자에 없는 관을 쓰면 이마가 벗어진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 '뱁새가 황새걸음 따라 하다 가랑이 찢어진다'., '숭어가 뛰니까 망둥이도 뛴다.', 등이 있다. 무슨 일이나 분수를 알아서 격에 맞게 하여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면 반드시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는 잠언이다.

이렇게 우리 주변에는 만족할 줄 모르는 그 욕구로, 손을 뗄 줄 모르는 그 욕심으로 인해, 자신과 가족은 물론 부모와 형제 나아가 이웃에게까지 힘들게 하는 이들이 있다. 최근 충남도 공직사회에서 ‘지족지계’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말이면 공로 연수에 들어가는 충남도 부단체장 일부가 사적 모임을 통해 ‘6개월의 연수를 거부한다’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들 중 일부는 선배 공직자들의 명퇴 용단에 따른 승진 혜택을 받았기에 비난의 수위가 최고조에 달한다.

내년 6월 1일 치러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현직에서 역할(시장·군수 직대)을 하는 것이 연속성 면에서 시·군정 운영에 도움이 된다는 게 이들의 명분이다. 하지만, 공직사회 일각에서는 ‘새로 나가는 부단체장이 선거관리를 못 할 정도로 부도덕하든지 아니면 능력이 없다면 몰라도 그렇지 못하다면 이들의 명분은 소탐대실이며 지족지계의 교훈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만약 이들이 6개월 공로 연수를 포기하고 현직에 머무른다면 충남도 인사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될 것이 뻔하다. 인사원칙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6개월 공직기간 부족으로 승진에서 탈락하는 이들도 속출해 원망을 살 것이라는 게 공직의 분위기다.

공무원은 어떤 경우에도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이들이 인사원칙을 위반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명분으로 내세우는 연속성은 오히려 연속성을 방해하고, 특히 기존 단체장과의 유착 의혹을 떨칠 수 없어 공정선거에 대한 이미지 훼손은 물론, 감표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달도 차면 기운다는 속담에서 보듯이 세상의 온갖 것이 한번 번성하면 다시 쇠하기 마련이거나, 행운이 언제까지나 계속되지 않는다. 이것은 자연의 섭리다. 사람은 제 분수를 알고 살아야 사람답게 살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은 머무를 줄 모르면 화가 있음을 알면서도 멈출 줄을 모른다. ‘차서 넘치고 흘러넘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은 불행을 자초한다’는 자연의 경고를 귀담아들어야 할 것이다.​

press@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