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호재' 용산 아파트값, 서울 상승세 둔화 속 '역방향 강세'
'개발 호재' 용산 아파트값, 서울 상승세 둔화 속 '역방향 강세'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1.10.2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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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뉴타운·용산정비창 등 개발 기대감에 4주째 오름폭 확대
가계대출 규제·집값 고점 인식에도 신·구축 모두 신고가 경신
서울시 용산구 한남3구역 시공사 현대건설이 작년 6월 시공사 선정 입찰 참여 당시 제안했던 '디에이치 한남' 투시도. (자료=현대건설)
서울시 용산구 한남3구역 시공사 현대건설이 작년 6월 시공사 선정 입찰 참여 당시 제안했던 '디에이치 한남' 투시도. (자료=현대건설)

서울 용산구 아파트값 오름폭이 최근 4주 연속 확대했다. 가계대출 총량규제와 집값 고점 인식으로 매수심리가 위축하면서 최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그러나 용산구는 신·구축 아파트 모두에서 신고가 경신을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남 대체재로 용산의 입지적 특성과 한남뉴타운, 용산정비창 등 굵직한 개발 이슈가 용산 아파트값 강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서울시 용산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8% 상승했다. 용산구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은 지난달 27일(0.23%) 이후 4주째 오름폭을 키웠다.

반면, 지난 8월 중순부터 역대 최고치인 0.40%를 유지하던 수도권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은 지난달 20일 0.36%로 내려온 이후 5주째 둔화세다. 수도권 중 서울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은 지난 8월23일 0.22%에서 8월30일 0.21%로 내려온 이후 지난주(0.17%)까지 지속적인 내림세를 보였다.

부동산원은 정부 가계대출 총량규제 기조와 집값 고점 인식이 확산하면서 매수심리 위축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서울 도심권이나 재건축 단지에서는 아파트값 상승세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용산구 아파트값은 최근 신축과 구축 모두에서 신고가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02년 준공된 이촌동 '이촌삼성리버스위트'는 전용면적 234㎡가 지난달 6일 36억원(10층)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1월30일 27억원(3층)에 비해 9억원 뛴 수치다. 작년 준공된 한남동 '파르크한남'도 지난달 9일 전용 268㎡가 108억원(2층)에 팔려, 8월4일 100억원(3층) 대비 8억원 뛰었다.

1998년 지어진 이촌동 '한가람' 아파트 역시 전용 84㎡가 이달 11일 23억8000만원에 거래돼, 4월30일 20억6000만원(3층)보다 3억2000만원 올랐다. 1977년 준공된 원효로4가 '산호' 아파트 전용 113㎡도 7월17일 23억원(12층)보다 2억원 오른 25억원(11층)에 9월1일 거래됐다.

최근 3개월 서울 용산구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 추이. (자료=부동산원 부동산정보 앱)
최근 3개월 서울 용산구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 추이. (자료=부동산원 부동산정보 앱)

전문가들은 용산구 아파트값 상승세에 대해 한남뉴타운사업과 용산정비창 개발, 이촌동 재건축·리모델링 등 개발 호재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강남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며 진입장벽이 높아지자 여러 개발 호재가 있는 용산에 관한 관심이 커졌다는 해석도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강남은 상승 폭이 둔화됐지만 여전히 가격이 오르면서 진입장벽이 계속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용산은 시장에서 강남을 대체할 만한 포지션으로 인식되고 있고, 한남뉴타운과 이촌동 재건축·리모델링 이슈가 있다는 점이 반영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이촌동은 재건축·리모델링 호재가 있고, 한남더힐 등 초고가 단지는 여전히 부르는 게 값이다. 또 용산정비창과 한남뉴타운 등 개발 호재도 있다"며 "매물은 적은데 개발 압력은 높아 전반적으로 기대감이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용산구 아파트값은 용산구 안에서도 개발 추진 상황에 따라 지역 간 온도차를 보일 전망이다.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봤을 때 용산구 전체의 가격 강세가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전문가 견해가 있다. 

김인만 소장은 "전체 부동산 시장에서 상승 폭은 둔화될 것 같다. 저금리 유동성에 공급 부족은 이미 알고 있는 얘기라 추가적인 상승 모멘텀으로 삼긴 어려울 것"이라며 "용산도 특정 구역 개발 추진에 따라 일부 지역이 강세를 보일 순 있겠지만, 용산 전체가 대세 상승으로 움직이기에는 금리 인상 등 불안 요소가 많다"고 내다봤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