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개보수 인하 시작되다
[기고] 중개보수 인하 시작되다
  • 신아일보
  • 승인 2021.10.2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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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지난 19일부터 주택에 대한 중개보수 개편안이 시행됐다. 최근 집값이 크게 상승하면서 덩달아 중개보수 부담도 커지자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불만의 목소리를 달래고자 정부가 중개보수 개편을 했는데 결과만 보자면 중개사는 당연히 불만이고, 계약자들도 그다지 큰 혜택을 보지는 못할 것 같다.

개편 전 주택 중개보수 기준은 매매의 경우 △5000만원 미만은 0.6% △5000만~2억원 0.5% △2억~6억원 0.4% △6억~9억원 0.5% △9억원 이상 0.9%였다.

개편안은 6억원 이하까지는 같고, 6억~9억원 구간은 0.5%에서 0.4%로 0.1%p 인하됐고, 9억원 이상 구간은 △9억~12억원 0.4% △12억~15억원 0.5% △15억원 이상 0.7%로 세분됐다.

전세의 경우 기존에 △5000만원 미만 0.5% △5000만~1억원 0.4% △1억~3억원 0.3% △3억~6억원 0.4% △6억원 이상 0.6%였다. 개편 후에는 3억원 이하 구간은 기존과 같고 △3억~6억원 0.3% △6억~12억원 0.4% △12억~15억원 0.5% △15억원 이상 0.6%로 세분됐다.

개편을 해도 왜 이렇게 복잡하고 정신없는지 모르겠다. 단순하게 고가주택 기준을 15억원으로 정하고 매년 공시가격 인상 폭을 반영해 고가주택 기준을 현실화하면서, 고가주택 기준 이상이면 0.5%, 기준 이하면 0.4% 고정 요율로 하면 쉬울 텐데, 탁상행정으로 숫자 장난만 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그래도 다수 국민에게 도움이 되면 다행이지만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 같다. 전체 거래 비중의 86%를 차지하는 6억원 미만 중개보수는 변함없이 현행 그대로다. 서울 수도권이나 대도시 새 아파트가 아니면 중개보수 인하 혜택을 별로 받을 수 없다는 말이다.

인하 혜택 대상이 되는 주택도 따지고 보면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다. 9억원 이상 0.9%라 해도 상한 요율이 0.9%고, 이내에서 협의하면 되기 때문에 대부분 거래가 0.5% 정도로 이뤄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가끔 중개사가 무리하게 우기고 계약 당사자는 마음 약해서 차마 말을 못 하면서 그냥 0.9%를 주는 때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계약 당사자가 0.3%까지 내리거나 아예 못 주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어서 목소리 큰 사람이 더 받는 불편한 현실이 현장에는 존재한다.

그래서 '상한 요율, 협의' 이런 거 없애고 그냥 고정 요율로 하자고 하는데 개편안도 '상한 요율, 협의'다.

개편안이 시행되더라도 15억원 이상 0.7% 상한이면 기존처럼 0.5%정도로 협의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 0.1%p 인하된 6억~9억원 구간은 소폭이나마 혜택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집값이 오르면서 부담이 늘어난 것이 어디 중개보수뿐이랴? 취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부담이 훨씬 더 커졌는데 국가가 가져가는 세금은 손도 대지 않고 힘없는 또 하나의 '을' 중개사들만 폭리를 취하는 이들로 만들고 있다. 

진짜 부담은 중개보수가 아니라 취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등 정부가 가져가는 세금이다. 1200만원 이하 6%에서 시작해 △1200만~4600만원 15% △4600만~8800만원 25% △8800만~1억5000만원 35% 등 이런 양도세 누진 구간을 이제는 손 볼 때가 됐다. 15년 전 3억원 하던 아파트가 지금 10억원이 넘는 마당에 왜 누진 구간은 그대로인지. 

어디 양도세뿐이랴 취득세 1%구간은 여전히 6억원이다.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는 1주택 양도세 비과세 개편은 두 달이 넘게 표류 중이다. 진정 국민을 위한다면 중개보수로 생색내지 말고 집값 오른 만큼 세금 구간 기준을 현실화해야 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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