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감에 현직 경기지사로 출석한 가운데, 여야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놓고 강하게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본격적인 질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자료제출'을 요구하며 이 지사를 몰아세웠다.
이에 이 지사는 "성남시 사무여서 성남시에 있지 경기도에는 없다"고 맞받아쳤다.
질의응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장동 의혹을 '단군 이래 최대 게이트'라고 규정한 뒤 공세를 퍼부었다.
김도읍 의원은 "천화동인 1호의 절반을 소유한 '그분'은 돈을 자기 주머니에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그분이 쓰고 싶은 곳에 쓰고자 할 때 그분의 의사대로 지배력을 행사하면 그게 곧 그분의 돈"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도 행정1부지사 출신인 박수영 의원은 "명백한 배임, 최소한 직무유기"라는 시각 자료를 들고나와 "(이 지사가 당시 시장으로서 대장동 관련 내용을) 보고 받았나, 안 받았나"라며 몰아붙였다.
서범수 의원은 대장동 의혹을 빗대 영화 '아수라'의 장면을 통해 "대장동 설계자는 이 지사"라고 주장했다.
김용판 의원은 성남시에서 활동한 국제마피아파 핵심 조직원 박철민씨가 수감 중 자필로 작성한 진술서와 공익제보서 등을 공개하며, 이 지사가 2007년 이전부터 폭력조직과 연계해 돈을 받아왔다는 '조폭 연루'의혹까지 제기했다.
이에 이 지사는 "그게 사실이면 기자회견 같은 것을 하면 제가 고발을 하든지 해서 진상규명을 했으면 좋겠다"고 맞받아쳤다.
이날 이 지사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계속되는 공세에도 시종일관 차분한 말투로 조목조목 반박하며 이번 사건은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거듭 주장했다.
'돈을 받은 자=범인', '장물 나누는 자=도둑'이라고 적힌 손팻말까지 들어 보이기도 했다.
이 지사는 "제가 만약 진짜 화천대유의 주인이고 돈을 갖고 있다면 길가는 강아지에게 던져줄지라도 '유서 대필' 사건을 조작한 국민의힘(탈당) 곽상도 의원 아들 같은 분에게 한 푼도 줄 수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분명한 건 국민의힘, 과거 새누리당이 당의 공론으로 (대장동) 공공개발을 못 하게 막았고 민간개발을 강요한 것"이라며 "개발이익을 차지한 민간업자에게 어떤 형태든 금전 이익을 나눈 건 국민의힘 소속 의원, 또는 국민의힘이 추천한, 국민의힘에 가까운 검찰 출신 변호사들"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지사는 공익환수사업임에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한 것은 제가 아니라 국민의힘 정부, 박근혜 정부 때라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했고 LH(한국토지주택공사) 공공개발을 대규모 포기시켰다"고 반박했다.
다만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 사업으로 민간이 막대한 수익을 가져간 것에 대해 "제가 최종적으로, 정치적으로 잘못해서 부족한 게 맞는다"며 "다 돌파하고 100% (이익을) 환수했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역량 부족으로 못한 점에 대해 우리 국민께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이 지사는 대장동 의혹의 핵심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해 "국가기관이 수사해보니 유착 가능성이 높다고 법원이 구속까지 했으니 뭔가 잘못이 있을 것"이라며 "참으로 안타깝고 개인적으로 보면 배신감을 느낀다. 인사권자로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은 국민의힘 공세에 맞서 이 지사에세 해명할 기회를 제공하거나, 질문 시간을 동원해 대장동 의혹을 직접 해명하는 등 '방어막'을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