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매각, 효성그룹 단독 참여
하이닉스 매각, 효성그룹 단독 참여
  • 박재연기자
  • 승인 2009.09.23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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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원 넘을 인수자금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
1조 이상 설비투자·9조 규모 부채도 큰 부담


하이닉스 매각에 효성그룹이 단독으로 나섰다.

당초 4~5곳이 인수 의사를 보였지만 막판에 부정적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 주식관리협의회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은 22일 효성그룹이 하이닉스 매각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외환은행은 2주 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기업집단 가운데 지난해 자산 총액이 5조 원 이상인 29개 기업과 2007년과 2008년 모두 상호출자제한을 받은 기업집단 가운데 자산총액이 2조 원 이상인 14개 기업 등 총 43곳을 대상으로 매각 안내문을 발송한 바 있다.

주주단은 효성그룹을 대상으로 내달 중 예비입찰 제안서를 접수받을 예정이다.

이후 본입찰 및 실사 등을 거쳐 11월 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하이닉스의 매각이 성공적으로 완료될 경우 하이닉스는 재무능력과 경영능력을 보유한 실질적인 대주주를 맞이하게 된다”며 “안정적인 경영구조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으로서의 확고한 입지를 굳히고 세계 수위의 반도체 기업을 향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하이닉스 인수에 대해 효성 내부에서는 반대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 인수의향서 단독 제출 소식이 언론을 통해 먼저 알려진 것도 그 때문이다.

그룹 고위 임원들조차 이 소식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효성은 급히 회의를 소집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등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4조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하이닉스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의문인데 특히 반도체 생산을 위해서는 장비교체에만 필요한 연간 최소 1조 원 이상의 설비투자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게 그 이유다.

특히 9조 원 규모의 하이닉스 부채를 떠안는 것도 엄청난 부담이다.

23일 증권가에서는 부정적인 전망을 잇따라 내놨다.

그러나 인수의향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일단 하이닉스 내부 사정을 들여다보기 위해 제출한 것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의향서 제출이 실제로 인수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주단은 효성그룹을 대상으로 내달 중 예비입찰 제안서를 접수받을 예정이다.

이후 본입찰 및 실사 등을 거쳐 11월 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업계에선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 매각가는 4조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말 주당 6700원이었던 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2만2050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