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환율상승 여파에도…하반기 실적 청신호, 왜
정유업계, 환율상승 여파에도…하반기 실적 청신호, 왜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1.10.1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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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국제유가 호조세 작용, 리스크 상쇄 "4분기 고공행진"
SK·GS·에쓰오일·현대, 모두 3분기 영업이익 급등‧흑자전환 예고
잔사유 고도화 시설 전경. [사진=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 시설 전경. [사진=에쓰오일]

정유업계는 환율 상승 여파에도 하반기 실적 개선을 이어갈 전망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5개월 만에 장중 1200원을 돌파했지만 정제마진과 국제유가의 호조세가 이를 상쇄할 것이란 분석이다.

1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환율 상승 리스크는 미미하다. 가파른 환율 상승은 원유수입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는 정유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우호적인 여러 요인의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선 정제마진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정유업계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 등 비용을 제외한 가격으로 정유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업계는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BEP)으로 본다. 그동안 마이너스와 1달러대를 오갔던 정제마진은 지난 9월부터 반등해 10월 7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또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기조 △글로벌 경기 회복 △원유 공급량 부족 등에 힘입어 올해 2분기에만 20%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이며 연말까지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측된다. 정유업계도 하반기 재고평가이익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재 환율보다는 국제유가를 비롯한 타 외부 요인에 의한 영향력이 훨씬 크다”며 “환율 상승 우려는 헤지(위험분산)를 통해 이미 상당 부분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때문에 환율이 더 오르더라도 이에 따른 리스크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증권가 실적 전망도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S-OIL)·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3분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은 4518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289억원의 영업손실과 비교해 급등한 수치다. 특히 정유부문 영업이익은 1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3분기 93억원 영업손실에서 올 3분기 영업이익 4750억원으로의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영업이익이 개선될 전망이다. GS칼텍스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인 2956억원으로 예상된다. 현대오일뱅크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50% 급증한 2990억원으로 추정된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유럽 주요국들이 백신 접종을 대부분 완료했고 아시아 국가들도 최근 접종을 본격화하며 경제활동 재개가 본격화하고 있다”며 “아시아 역내는 수요 회복과 더불어 중국 내 공급 조정이 함께 발생하고 있어 정제마진은 구조적인 상승 구간에 진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유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정유업은 수출 비중이 높고 제품시장이 투명하게 공개되면서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이 대폭 줄었다”며 “정유사들의 실적 상승은 3분기보다 오는 4분기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앞으로 고공 행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fro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