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운찬 인준 놓고‘난항'
여야,정운찬 인준 놓고‘난항'
  • 유승지기자
  • 승인 2009.09.23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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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총리직 수행하는 데 큰 결격 사유 없어”
민주, ‘부적격’ 규정…“지명 철회하고 사과해야”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가 차수변경까지 하면서 새벽까지 격론 벌이며 마무리된 가운데,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관련 한나라당은 "총리직을 수행하는 데 큰 결격 사유는 없다"고 밝혔고, 민주당은 "각종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며 정운찬 총리 후보자를 부적격 인사로 규정하고, 정 후보자를 지명한 대통령의 철회와 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등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을 놓고 난항을 겪고 있다.

한나라당은 23일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와 관련, "총리직을 수행하는 데 큰 결격 사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조해진 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정 후보자는) 야당이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성실히 소명했고 충분히 해명됐다"며 "총리직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경륜이나 능력에 큰 하자는 없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특히 청문회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세종시' 문제에 대해 "국가와 충청지역 발전을 위한 소신과 균형잡힌 시각을 보여줬다"며 "여러 정책분야에서도 전문성과 소신있는 태도를 견지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야당도 이제 평상심으로 돌아와야 한다.

세종시를 둘러싼 정략적 공세와 소모적인 논란도 종료돼야 한다"며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 각종 비리 의혹이 제기됐던 정운찬 총리 후보자를 부적격 인사로 규정하고, 정 후보자를 지명한 대통령의 철회와 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문회 과정상에 나타난 도덕성과 자질에 너무 큰 실망을 했다.

특히 가장 중요한 총리 후보자가 가장 많은 문제가 드러났다"며 "이번 인사는 총체적으로 완전하게 실패한 인사라고 규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민주당 원내대표부에서 체크한 바로는 총리 후보자가 6개의 의혹이 있었는데, 청문회 과정에서 8개 의혹이 생겼다"며 지난 정부 당시 위장전입과 부동산 문제 등으로 낙마한 인사들을 언급했다.

정 대표는 이어 "셀 수 없을 정도로 흠결 많은 후보자를 오래 검증을 했음에도 어떻게 내놓을 수 있었는가"라며 "이건 이 정권의 수준이 그 정도라고 평가할 수 밖에 없고 민주당은 충분히 검토해서 모든 가능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국민은 청문회 과정을 통해 의혹이 다 말끔히 해소되길 기대하고 흠결없는 서울대 총장이었기를 바랐지만 결국 결과는 정반대였다"며 "종합선물세트가 연상되는 수많은 의혹과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중도실용 행보를 하고 있는데, 이 대통령의 중도실용이 범법자라도 총리나 장관을 임명시키는데 하등의 문제가 되지 않는 중도실용이라면 당장 폐기돼야 한다"면서 "또 준법과 법치를 외치려면 범법 전력 투성이인 총리와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고 대통령으로서 대국민 사과와 다시는 실정법을 위반한 후보 지명을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이중잣대를 문제 삼았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청문회 과정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한민국 국회의원인지 아닌면 당을 위해서 당에만 봉사하는 당의 파견관인지 많은 의문을 갖게 됐다"며 "여야를 떠나 국회의원으로 지켜야 할 금도를 지키면서 국민을 위해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두고 접근하는 게 옳은데 방어와 변명, 호도에 급급한 모습에 국민은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자유선진당 류근찬 원내대표는 브리핑을 통해 “청문회에서 드러난 총체적인 문제점만으로도 정 후보자가 총리로서 부적격자임을 재차 천명한다” 며 “자진사퇴하거나 이명박 대통령이 지명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는 25일까지 인사청문특위에서 보고서를 채택하고, 28~29일 본회의에 회부해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계획이며 이미 한번 무산된 이귀남 법무부장관, 백희영 여성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은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