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군, 우포늪 가을하늘에 ‘따오기 40마리’ 야생 방사
창녕군, 우포늪 가을하늘에 ‘따오기 40마리’ 야생 방사
  • 박재영 기자
  • 승인 2021.10.15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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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부터 120마리 자연으로…인공증식 4번째 방사
사진 창녕군
(사진=창녕군)

경남 창녕군 우포늪 일원 창공에 ‘따오기’가 힘차게 비상하면서 가을 하늘을 훨훨 날아 ‘자연의 품’에 안겼다.

환경부, 문화재청, 경남도, 경남 창녕군은 14일 우포늪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인공증식한 ‘따오기 40마리’를 자연으로 방사했다고 밝혔다.

‘하나, 둘, 셋’ 카운트다운과 함께 사육사가 방사장 문을 열자 따오기 10여 마리가 일제히 우리 밖 창공으로 날개를 펄럭이며 힘차게 날아올랐다.

방사장을 벗어난 따오기들은 복원센터 주변 창공을 한동안 맴돌다 우포늪 숲속으로 각각 흩어졌다.

사진 창녕군
(사진=창녕군)

이날 따오기 야생방사는 창녕군이 2019년부터 시작한 이후 4번째다.

군은 우선 10여 마리를 야생으로 날려 보내고, 나머지 따오기 30마리는 방사장 문을 별도로 열어두고 며칠이 걸리더라도 스스로 자연으로 날아가게 하는 방식을 택했다.

군은 지금까지 3차례 걸쳐 방사를 하면서 5월에 따오기를 자연으로 돌려보냈으나, 이번 방사는 10월에 방사하는 방식을 택했다.

10월 가을 방사는 처음이다.

창녕군은 따오기가 주로 겨울을 나려고 한반도 남쪽으로 날아온 점이 많았다는 과거 기록을 참고했다.

또 여름철 폐사율이 높았다는 모니터링 결과를 근거로 가을 방사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보다 먼저 따오기를 복원한 일본이 봄·가을 두 번 야생 방사를 하는 점도 참고했다.

그리고 이번에 방사한 따오기 40마리 중에서 암컷이 24마리로 수컷보다 많다.

이전까지 창녕군은 야생방사 때마다 자연 적응력이 높은 수컷을 더 많이 풀어줬다.

그러나 이번에는 야생에 적응한 수컷과 만나 새끼를 더 많이 낳도록 암컷 숫자를 늘렸다.

또한 이전까지 따오기 모두에게 위치추적기(GPS)를 등 쪽에 달아 방사했으나 이번에는 20마리에게만 추적기를 달았다.

이는 위치추적기가 교미를 방해하는 경우도 있어 이번 방사에서는 일부 개체에만 위치추적기를 부착했다고 창녕군은 설명했다.

창녕군은 대신, 우리나라 국민 누구나 따오기 소재를 쉽게 제보하도록 모니터링 앱을 만들고, 명예 모니터링 요원이 따오기 위치를 파악하는 방식을 택했다.

창녕군이 4회에 걸쳐 자연으로 날려 보낸 따오기는 모두 120마리, 이 중에서 31마리는 죽은 것을 확인했다.

김성진 우포따오기복원센터 박사는 “자연에 적응하지 못해 죽거나 수리부엉이, 참매 등 맹금류, 담비, 삵, 들개 등 포유류한테 잡아먹힌 따오기도 있다”고 말했다.

창녕군이 지난 2019년부터 시작한 야생 방사는 3년째를 넘기면서 올해 결실을 보는 행운을 안았다.

2019년 자연으로 돌아가 이방면 모곡마을 나무에 둥지를 튼 2016년생 동갑내기 따오기 암수가 올해 4월 번식에 성공, 암컷 따오기가 낳은 알 2개에서 새끼 두 마리가 무사히 부화했다.

자연으로 돌아간 따오기 대부분은 우포늪을 중심으로 창녕군에 서식하고 있으나, 소수의 일부 따오기는 300㎞나 떨어진 강원도 영월군, 수십㎞ 떨어진 창원시, 진주시, 전북 남원시 등에서 관찰되기까지 했다.

따오기는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으로 시작하는 동요가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는 흔한 철새’였다.

그러나 포획, 서식지 훼손 등으로 1970년대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에서 마지막 관찰 된 이후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복원사업을 하는 지금도, 천연기념물 198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생물일 정도로 개체 수가 여전히 적다.

경남도와 창녕군은 ‘환경올림픽’으로 불리는 2008년 람사르 총회를 유치한 것을 계기로 2006년부터 따오기 복원을 조심스럽게 추진했다.

중국이 한중정상회담 기념으로 2008년 따오기 4마리를 우리나라에 기증하면서 복원사업이 현실화되면서 야생방사와 함께 ‘야생 부화’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낙동강 수계에 속한 국내 최대 내륙습지 우포늪은 따오기 복원에 적지다.

여기에다 멸종위기종을 복원하겠다는 창녕군과 정부 의지가 맞아떨어졌다.

복원사업 최종 목표는 우리 땅 곳곳에서 따오기가 자연 정착하는 것이다.

따오기 복원사업을 일찍 시작한 중국은 따오기가 3천여 마리, 일본은 1천여 마리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방사한 따오기를 합쳐 400마리 수준까지 개체 수를 인공적으로 늘렸다.

창녕군은 일본 수준까지는 따오기 개체수를 늘려 야생방사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김성진 박사는 “자연으로 돌아간 따오기가 스스로 번식해 멸종위기종을 벗어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한정우 창녕군수는 “야생 방사를 계속하면 따오기가 우리나라 전역에 흩어져 살아갈 가능성이 커진다며, 따오기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박재영 기자

pjyoung00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