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기업은행, 수출입업체 외환거래 파트너 역할 '증발'
[이슈분석] 기업은행, 수출입업체 외환거래 파트너 역할 '증발'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1.10.2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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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대출 규모 적고 유산스 수익 등에 치중

따라서 일반 시중은행이 외국환은행으로서 대출 등 외환관리를 하는 경우보다 훨씬 더 높은 사명감이 요청되고, 그런 역할을 할 능력도 충분하다.

◇ 중소기업 외화대출 적극적 역할 부족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20일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외화대출 규모 자료에 따르면, 올 6월말 기준 기업은행은 5조956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특수은행인 수출입은행의 경우 50조914억원, 기업금융에 강세를 보이는 우리은행은 12조1972억원, 옛 외환은행과 합병한 특이한 이력의 하나은행도 15조818억원선의 외화대출을 운용 중이다.

한편, 내국수입유산스 통계를 보면 타 은행 대비 기업은행의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난다. 유산스가 붙은 L/C 즉 기한부 수입신용장은, 수출업자가 발행한 환어음이 수입업자나 수입업자의 신용장 발행 은행에 제시되면 일정기간 경과 후에 수입업자가 수입대금(환어음 대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따라서 유산스는 은행 입장에서는 일종의 수수료 업무라고 할 수 있다.

내국수입유산스에서 같은 기간 기업은행은 2조8413억원, 수출입은행은 2357억원, 우리은행은 3조419억원, 하나은행은 3조8512억원으로 집계됐다. 외화대출 지원보다 안전한 유산스 수수료 업무에 치중하는 은행들과 그렇지 않은 은행들이 구분된다.

지급보증 대지급(거래계약서에 기반한 대출) 역시 일종의 수수료 업무에 가깝다. 기업은행은 217억원, 수출입은행은 329억원, 우리은행 113억원, 하나은행은 67억원 규모다.

전반적으로 기업은행은 수출입 전선에서 적극 지원을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수수료 업무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평가 역시 떨쳐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수료 영업 부문에 치중, 높은 LCR 등에도 '몸 사리기' 비판↑ 

(표=금융감독원 금융정보시스템)
청색은 지난해 6월말, 빨간색이 올해 6월말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나타낸다. (표=금융감독원 금융정보시스템)

은행권의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보면, 기업은행은 상당히 우수한 것으로 나타난다. 외화 LCR은 30일간 예상되는 외화 순현금유출액 대비 외화 고유동성자산의 비율로 계산한다. 금융 위기 등 급격한 위험에서의 생존 능력을 나타낸다.

올 1분기 말 기준 6대 시중은행의 단순 평균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106.29%로 나타난 가운데, 기업은행은 118.59%를 기록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106.04%와 109.29%, KB국민은행은 주요 시중은행권에서 유일하게 100%를 밑돈다.

기업은행이 현재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상황은 아니라는 방증이라, 외화대출 부분이 더 아쉽다는 평가다.

외화대출 등에 큰 역할을 하지 못 하는 상황과는 별개로, 환차손 등 종합적 관리에 얼마나 잘 대비하느냐도 관건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에도 기업은행에 후한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

올해 6월말 기준 우리은행의 외화 관련 손익을 보면 당기 1017억원(누적 1358억원)이다. 하나은행이 388억원(누적 -2307억원), 기업은행은 213억원(누적 -115억원)으로 집계됐다.

위험 지표인 LCR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국민은행도 외화 관련 손익은 51억원(누적 -288억원)이었다.

이 같은 지표를 통해 유추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 기업은행을 제외한 여러 은행들이 외화 손익면에서 큰 등락을 보이는 것은 개별 기업의 리스크 내지 환율 변동에 따른 차손 문제 등이 반영된 것이다. 외화대출 등 기업체들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다 보니 입은 불가피한 손실인 셈이다. 반면, 기업은행의 경우는 외화대출 관련 리스크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꾸준히 고수익 위주의 영업활동을 전개했지만, 안정적 이익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 '게도 구럭도 놓치는' 애매한 실적이다.

은행별 외화 관련 손익 그래프. 기업은행이 안정지향추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여지도 있으나, 손실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표=금융감독원 금융정보시스템)
은행별 외화 관련 손익 그래프(당기별). 기업은행은 안정지향추구 패턴으로 볼 수 있으나, 그럼에도 누적분에서는 결국 손실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표=금융감독원 금융정보시스템)

정무섭 동아대 국제무역학과 교수는 "외화 대출은 환헤지 등 여러 기능이 있어 기업 활동에 크게 도움이 된다"면서 특히 직접 외화 조달에 나설 수 있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에게 더없이 요긴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서무건 교수도 "팬데믹 종료 가능성과 글로벌 금융 불안정성이 뒤섞여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권이 선제적으로 외화 자금을 확보할 필요와 함께, 적극적인 외화대출 지원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수료 관련 무역거래 지원 외에 적극성을 띠고 외화대출 수요처 개발 등 은행권이 지원 역할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지난해 4월 취임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우리 경제의 글로벌화에 따라 기업의 해외진출도 늘고 있어, 기업은행도 해외진출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중소기업금융 분야 경쟁력을 글로벌한 차원에서 활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신아일보] 임혜현 기자

dogo8421@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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