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기업은행 중소기업 대출, 땅 짚고 헤엄치기 '논란'
[이슈분석] 기업은행 중소기업 대출, 땅 짚고 헤엄치기 '논란'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1.10.1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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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예대금리차 가장 높고 금융중개지원도 '이자장사' 비판

IBK기업은행이 상반기 호실적에 이어 당분간 꾸준한 수익이 예상되면서 향후 실적 전망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다만, 이같은 성과 이면에는 중소기업 대출에 특화된 정책은행(특수은행)으로서 상생을 도모하기 보다는 일반 시중은행처럼 이익만 추구했기 때문이란 쓴소리가 있다.   

18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 상반기 1조2000억원이 넘는 역대 최대 이익을 거뒀다. 은행과 자회사의 동반 성장에 힘입어 이자·비이자 이익이 고루 개선된 덕분이다. 중소기업 대출에 매진하면서도 우수한 경영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있다. 해당 부문 잔액은 사상 최대 규모인 200조원에 육박했다. 상반기 기준 중기대출 잔액을 시장점유율로 보면 23.1%에 달한다.

현재의 중소기업 대출 강화를 보면서, 2008년 정책은행으로서 중소기업 유동성 공급에 박차를 가했던 '가슴 뭉클한' 상황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당시 이런 지원을 받은 고객사들이 위기를 넘기면서 장기적으로 기업은행에 이익으로 돌아왔다는 평가다. 

◇ 중소기업 대출 많지만 금리 높아지면 오히려 마진 커져 

6월말 기준 기업은행의 기업여신은 216조4508억원가량이다. 이 중 중소기업 대출이 205조1508억원으로 전체 기업여신의 94.7%를 차지한다.

같은 정책은행인 산업은행의 기업여신은 146조5957억원으로 이 가운데 대기업대출이 80.8%를 차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중소기업 대출을 특화한 기업은행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다만, 시중은행에 비해 고정이하여신 비중은 중기 대출 확대와 함께 기업은행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같은 기간 기업은행의 전체 기업대출과 관련한 고정이하여신은 2조322억원으로 1.07%, 중소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은 2조2511억원으로 1.04% 수준이다.

우리은행의 기업여신 140조6540억원 중 고정이하여신이 5622억원(0.39%)인 것과 비교하면 0.68%p, 중소기업대출 104조426억원 중 고정이하여신 4570억원(0.44%)에 비하면 0.6%p 높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은 시중은행권에서 유일하게 100%를 밑돌던(100%를 안전권장기준으로 본다) 고정이하여신대비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을 지난 연말까지 100%선으로 부랴부랴 높였다. 하지만 6월말 현재도 107% 수준에 그쳐, KDB산업은행(157%)에 비해 한참 낮다. 5대 시중은행들이 130~170%선을 유지하는 것과 비교해도 모자란 수치다.

기업 대출 연체율 등에서 불안은 이미 감지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8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율은 0.28%로 전월 대비 0.01%p 상승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8월말 기준 0.36%로 전월말 0.35% 대비 0.01%p 상승했다. 이 가운데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30%로 전월말 0.37% 대비 0.07%p 하락했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37%로 전월말 0.34% 대비 0.03%p 상승했다.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 연체율도 8월말 기준 0.50%, 0.22%로 한 달 새 0.05%p, 0.01%p씩 상승해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렇게만 보면, 기업은행이 대단히 큰 부담을 감수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대출)에 열성적인 정책은행(특수은행)으로서 고난을 떠안은 모습이다. 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부담이 크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우선 코로나 팬데믹으로 대출 만기연장 등 조치가 단행된 점을 살펴 보자. 기업은행의 대출 만기연장 규모는 39조6000억원, 이자상환 유예 규모는 2조1000억원선으로 은행권에서 가장 많지만, 이것이 실제로 위험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은행은 올해 2분기 선제적으로 680억원의 충당금을 쌓아 4100억원의 누적 충당금을 쥐고 있다. 대출 만기연장으로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되고, 오히려 마진이 더 높아지는 역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기업은행은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등에 따른 건전성 악화 가능성 등의 우려가 해소됐다"고 해석했다. 

향후 실적 전망도 우수하다. 3분기에도 2분기에 이어 0.3%p 수준의 낮은 대손비용률이 유지돼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호실적이 나올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은 점도 기업은행 실적에 긍정적 요소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중은행의 일반적 대출은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되면 마진이 0.02%p 상승한다고 볼 수 있지만, 중소기업 대출로 좁혀 보면 마진이 0.04%p 오른다"고 말했다.

2020년 코로나19에 따른 대출 증가로 기업은행의 총대출은 2019년 대비 13.3% 증가한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이 부분이 기준금리 인상 국면에서 리프라이싱(다시 가격을 매김)될 경우 마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달 30일 보고서를 통해 "이자유예차주의 원금 1조6000억원 중 담보 및 보증을 제외한 신용대출 대부분에 대해 충당금을 적립한 상황이어서 이에 따른 추가 부담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사진=BNK투자증권)
가업은행 실적(예상)표. (자료=BNK투자증권)

◇ 예대금리차 크고 금융중개지원에서도 이자장사 논란

그런데 이런 긍정적인 전망이 오히려 논란을 낳고 있다. 지난 6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은행 예대금리차 수익을 분석, 제시했다. 이 자료에서 은행들은 예대금리차 즉 예금 등으로 돈을 맡겼을 때 주는 이자율과 기업이 돈을 빌릴 때의 이자율 격차로 상당한 이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 의원에 따르면 가장 많은 예대금리차를 얻은 은행은 KB국민은행으로 22조9724억원, 그 뒤를 기업은행(15조6588억원)이 뒤따르고 있다. NH농협은행은 15조5861억원이다. 일반 은행과 비교해도 정책은행인 기업은행이 챙기는 이자 수익이 많다는 방증이다.

특히, 기업 금융에서의 예대금리차, 즉 기업 예대금리차로 특정해 보면 기업은행의 이자수익은 한층 도드라진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과 국책은행 2곳 가운데 기업은행의 기업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 차이)가 가장 컸다. 기업은행 예대금리차는 2.14%p로 국민은행(1.72%p)·신한은행(1.65%p)·하나은행(1.57%p)·우리은행(1.51%p) 등 시중은행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정책은행인 산업은행(1.11%p)과 비교하면 이자율 격차는 약 두 배 높다는 지적도 있다.

기업이 예금 등으로 돈을 맡겼을 때 주는 이자율과 기업이 돈을 빌릴 때의 이자율 격차가 크다는 뜻이어서, 기업 금융에서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대두되는 대목이다.

김 의원은 중소기업에 신용대출을 해 줄 때 받는 금리의 5년간 평균치도 기업은행이 가장 높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각 은행의 중소기업 신용대출 5년간 평균금리를 보면, 기업은행이 4.87%로 가장 높았다. 이어 국민은행이 3.52%이고 우리은행(3.47%), 신한은행(3.43%), 산업은행(3.28%) 등이었다.

조달 비용이 타 은행 대비 높다든지, 기업마다 신용 상태가 다르므로 형편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주로 상대하다 보니 이자율을 높게 적용할 수밖에 없다는 항변이 나올 수 있지만, 다른 지표를 보면 그런 논리에도 의문이 생긴다.

예를 들어, 국회 정무위 김주영 의원실이 지난 14일 배포한 자료를 보면 기업은행 등 특수은행(정책은행)들은 한국은행의 초저금리 자금을 받아(0.25%) 금융중개지원대출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무역금융 지원, 신성장·일자리 지원, 중소기업 대출 안정화,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 소상공인 지원 등이 있는데 금융중개지원대출과 특수은행의 운영 취지에 걸맞지 않게 오히려 시중은행 등보다 더 높은 이자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공한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 비교 자료. (표=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특수은행 4곳은 코로나 기업 지원에서 1.40%에서 3.68% 등으로, 시중은행의 같은 대출 금리 2.55%에서 2.91% 등에 비해 대체로 높은 금리를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금융지원이나 소상공인지원, 일자리지원 등에서도 특수은행들은 시중은행보다 오히려 더 높은 취급금리를 적용하는 것으로 지적된다.

익명 처리된 특수은행들을 각각 특정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금리 평균이 높다는(고객에게 불리하다는) 점에서 특수은행 2나 3이 기업은행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앞서 살펴 본 기업은행이나 산업은행의 기업 대출 및 고정이하여신 비율이나 구조를 감안할 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이 많은 기업은행이 상대적으로 여건이 나쁜 중소기업 등을 상대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실적은 기업으로부터 예금을 싸게 받아들이거나 한국은행 등의 정책자금 공급을 유리한 조건으로 받아 땅 짚고 헤엄치듯 쌓은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여지가 있다.

결국, 기업은행의 팬데믹 상황에서의 중소기업 대출액 증가는 순수하게 정책적 역할 수행만이 아니고, '수익성 개선'의 한 방편으로 대출 몸집을 키운 '일석이조' 성격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대금리차 논란 등에 대해서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출금리는 신용도 등을 함께 고려해 한다"고 해명하는 한편, "그렇게(금리를 낮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예대금리차는 대출수익률에서 예금조달률을 차감해 산출하는데, 기업은행의 대출수익률에는 타 은행이 대부분 분사한 신용카드 부문이 포함돼 있다. 예금조달률의 경우도 당행 조달의 약 5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금융채권의 비용이 제외돼 있어 예대금리차가 타 은행 대비 높아 보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이 조건들을 감안하면 4대 시중은행  대비 예대금리차가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불가피한 면이 있다는 해명이기도 하지만, 관성화된 기업 대출 패턴을 바꿀 아이디어가 딱히 없다는 뜻으로도 들린다. 

오히려 외부에서의 지적이 핵심을 찌른다. 조성목 전 금감원 선임국장은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한다. (일반 시장논리대로) 부실한 기업이나 소상공인에게는 높은 금리를 적용해서 대출을 주는 게 유동성 지원이 아니다. 실제로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 곳에 낮은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도록 정책금융 대출 풀(pool)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현재의 기업 대출 관행을 꼬집었다.

코로나 펜데믹 상황에서 기업은행이 설립목적에 부합한 정책은행으로서의 자리매김이 더없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전문가들의 충고는 아픈 지적일 수 밖에 없다.

[신아일보] 임혜현 기자

dogo8421@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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