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 해법‘그랜드 바겐'
북핵 문제 해법‘그랜드 바겐'
  • 양귀호기자
  • 승인 2009.09.2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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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북한의 핵폐기에 도움 될 것” 기대
야 “‘비핵개방3000’ 보다 후퇴 내용” 비판

이명박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발언을 두고 여야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21일 미국 외교협회(CFR) 등이 공동주최한 연설에서 북한의 핵 폐기 조치와 동시에 안전보장을 약속한다는 내용의 '그랜드 바겐'을 제안했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그랜드 바겐'이 북한의 핵폐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보다 후퇴한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 핵심목표는 북핵 폐기"라며 "이 대통령의 북핵 폐기와 안전보장 약속은 그동안 북한이 미국의 적대정책 때문에 핵을 개발했다고 하는 핑계를 불식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황 의원은 "북한이 정말 체제보장과 경제개발을 원하면 핵을 폐기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북한은 단순한 전술적 변화나 유화적 제스처가 아니라 진정한 변화를 하고 대화의 장에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의 핵폐기에 대한 3단계 접근을 하나로 묶어서 협상하겠다는 입장인데 '비핵개방3000'과 다를 바 없다"며 "결국 선 폐기하면 후 지원하겠다는 입장과 다를 바 없는 내용"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은 남북 협상과정에서 핵문제를 중요한 의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는데 이렇게 하면 남북관계는 교착상태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바라봤다.

민주당 박지원 정책위의장도 "이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 발언은 '비핵개방3000'보다도 후퇴한 것"이라며 "북미관계가 개선되고 진전되는 이때, 다리를 저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그동안 얘기됐던 '포괄적 패키지'의 이름을 바꾼 것에 불과하고 북한이 먼저 핵을 포기했을 때 그에 대한 보상을 하겠다는 제안"이라며 "이러한 접근법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무소속 정동영 의원은 "대통령이 대북정책과 관련해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변화하는 정세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실력을 갖춘 외교안보팀을 꾸려야 하는데, 지금은 실력도 없으면서 낡은 이념을 갖고 있어 대응이 어렵다"고 밝혔다.